홈플 사태, 여야 집중포화..MBK '책임론' 재점화

파이낸셜뉴스       2025.10.14 17:18   수정 : 2025.10.14 20:4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홈플러스의 경영악화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올해 국정감사에서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먹튀 논란'이 다시 불붙었다. 길어지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와 점포 및 인력의 대규모 구조조정에도 MBK와 홈플러스 측이 회생 인가 전 기업인수합병(M&A)에 진전을 보이지 못하면서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여야, MBK 경영 책임 집중 추궁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는 김광일 홈플러스 대표와 김병주 MBK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여야 의원들은 일제히 MBK가 홈플러스 차입 인수 이후 실질적 투자를 하지 않은 채 단기 수익만 챙겼다며 "사모펀드식 경영의 민낯"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홈플러스 사태는 MBK의 무리한 차입 인수와 투자 부재가 누적된 결과"라며 "협력사와 노동자를 볼모로 정부 지원만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ING생명·딜라이브·롯데카드 등 굵직한 인수 때마다 자산 매각과 배당 횟수만 반복했다"며 "이런 행태가 '먹튀'라는 비판을 낳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의원의 질타에 김병주 회장은 "회생 절차 이후 소상공인 회생채권은 전액 변제했고, 남은 금융채권도 절차 완료 후 상환하겠다"고 답했다.

홈플러스의 운영 의지와 청산 계획 의혹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김남근 민주당 의원은 "대기업 납품사들이 홈플러스의 신용을 신뢰하지 않아 선납 현금을 요구하고 있다"며 "MBK가 보증을 서지 못하는 것은 운영 의지가 없다는 방증"이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또 김광일 대표에게 "MBK가 처음부터 기업을 청산할 계획으로 국회와 국민을 기만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그는 "처음에는 '인가 전 M&A'에서 인수자가 나타나면 매각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협상자도 없었다"며 "결국, 인수자 부재를 이유로 청산 절차로 넘어가려 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에 김 대표는 "우선협상대상자가 있다고 밝힌 사실이 없다"며 "현재 협의 중인 인수 희망자들이 있으나 M&A 과정상 구체적 내용을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노동 문제도 핵심 쟁점으로 다뤄졌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은 "MBK가 회생 절차를 명분 삼아 대규모 구조조정을 반복하고 있다"며 "이미 1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연말까지 폐점이 이어지면 2만 명이 실직 위기에 놓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노동자·협력업체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김병주 회장은 "의원님 말씀을 새겨듣겠다"고 답변했다.

전단채 투자 피해도 '도마 위'


기업회생 신청 직전 판매한 홈플러스 전자단기사채(전단채) 투자 피해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자산유동화증권(ABS) 투자자들이 상거래채권 분리와 선변제를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MBK가 이를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김 회장은 "그렇다"고 답했지만 "약속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상거래채권은 우선변제 대상으로 두겠다는 입장은 변함없다"고 말했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이유한 홈플러스 전단채 피해대책위원회 대표는 "MBK가 지난해 말부터 회생을 염두에 두고 전단채 발행량을 급격히 늘렸다"며 "사기적 발행으로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홈플러스는 임대료 조정이 이뤄지지 않은 전국 15개 점포의 폐점을 결정했다.
대형마트가 지역 상권의 중심이자 대규모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반인 만큼 지방자치단체와 노동계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는 오는 31일까지 인수의향서와 비밀유지확약서를 접수하고 다음 달 26일 최종 입찰서를 받는다. 그러나 유통업계에서는 "대형마트 부지의 용도 변경이 어렵고 오프라인 유통시장의 성장성이 낮아 인수 의지를 보이는 기업을 찾기 힘들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김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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