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日, 한일 발전 위해 나머지 반잔 채워야"
파이낸셜뉴스
2025.10.15 14:47
수정 : 2025.10.15 14:47기사원문
정 이사장은 이날 일본 도쿄 국제문화회관에서 아산정책연구원과 아시아퍼시픽이니셔티브(API) 공동 주최로 열린 '2025 한일정책 대화'에서 한일 관계를 '채워지지 않은 물 컵 반 잔'에 비유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이정식 교수에 따르면 위안부는 20만명, 강제 징용은 200만명, 강제 징병은 20만명에 달했다"며 "일부 일본 정치인이 강제 징용 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라고 지적했다.
정 이사장은 "상대방의 아픔을 배려하고 진심을 다하는 노력, 미래세대에도 올바른 역사의 교훈을 물려주겠다는 약속이야말로 양국 관계의 신뢰를 쌓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아시아 지역 내 민주주의 국가들이 참여하는 집단안보 체제 구축 필요성도 주장했다.
정 이사장은 북한의 핵 도발과 북러 군사 밀착 등 지역 안보 상황과 기후변화 등 다양한 도전 속에서 "양국의 협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 핵 위협 등에 대처하기 위해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에서 한발 더 나아가 새로운 협력 틀을 발전시켜야 한다며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한때 주장한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설립 제안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그는 "역내 자유 민주주의 국가들이 참여하는 집단안보 체제 구축이 절실한데 한국과 일본이 함께 이 길을 열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한국에서 핵 잠재력을 가져야 한다는 여론이 퍼지고 있다"며 "한국과 일본이 핵 잠재력을 강화해 인도·태평양 지역 핵전력을 구축한다는 대안도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는 기시다 후미오 전 일본 총리, 윤덕민 전 주일 한국 대사 등도 참석해 북핵 대응을 위한 한일 및 한미일 협력, 한일 협력의 도전과 과제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기시다 전 총리는 축사에서 "양국 정부가 긴밀히 의사 소통을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재임 중 정상 간 셔틀외교가 복원돼 12차례에 걸쳐 대면 회담이 이뤄졌으며 지난 8월 방일한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17년 만에 공동 발표문을 채택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안보 환경이 점점 더 엄혹해지는 가운데 협력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연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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