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만원" 캄보디아 공항서 납치된 여성, 유흥업소 끌려가
파이낸셜뉴스
2025.10.16 07:20
수정 : 2025.10.16 09:4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일을 도와주면 돈을 주겠다는 대출 브로커를 따라 캄보디아에 갔다가 납치 당한 후 힘겹게 탈출한 30대 여성 2명의 사례가 전해졌다.
지난 15일 JTBC 보도에 따르면 30대 여성 2명은 지난 8월 "계좌이체를 도와주면 돈 1300만원을 챙겨주겠다"는 대출 브로커의 말을 믿고 캄보디아로 떠났다.
이어 여권과 휴대전화를 모두 빼앗겼다. 캄보디아에 같이 가면 돈을 벌게 해 주겠다는 브로커는 종적을 감췄다.
여성들은 시아누크빌 호텔에 감금됐다가 3일 후 범죄단지인 '웬치'에 넘겨졌다. 이후 탈출 시도가 적발되자 두 사람은 강제로 헤어져야했다.
A씨는 프놈펜으로 넘겨져 구타를 당하고, 머리채가 잡히는 등 심한 폭행을 당했다. 여기에 A씨는 "내가 뾰족한 걸로 목을 찌르려고 하는 순간 손을 꺾고 난리를 치더라. 하얀 티셔츠에 피가 묻었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결국 경찰까지 출동했는데 오히려 조직은 A씨에게 경찰 무마 비용과 시체 처리비를 내라고 요구했다. A씨는 죽지 않았지만 시체 처리하는 값은 내야 한다며 3000만원을 달라는 황당한 요구였다.
이런 가운데 A씨와 떨어진 B씨는 유흥업소에 끌려갔다. B씨는 "옆에 앉아만 있으라고 하더니 갑자기 '그 사람이 너를 마음에 들어 하니 2차를 나가라'고 하더라"며 강제로 일을 해야만 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다행히 두 사람은 감금 13일 만에 구조됐다. 한국에 있는 지인의 신고로 구조된 것이다. 다만 서류 처리 지연으로 현지 경찰서에서 한 달 넘게 구금 생활을 해야했다.
무사히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조직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했다. 조직은 A씨 딸 사진, 납치 당시 강제로 마약을 투여한 영상 등을 온라인에 퍼뜨리며 돈을 요구했다. 특히 대출 브로커가 숨졌는데 '다음은 너 차례야'라는 살해 협박도 받았다.
B씨는 역시 "보복당하는 게 제일 무섭다. 또 납치될 수도 있고 사람도 못 믿겠다"고 토로했다.
한편 지난 7일 캄보디아와 인접한 베트남 국경 지역에서 30대 여성 C씨가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대상 취업사기·납치·감금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 합동대응팀이 15일(현지시간) 캄보디아에 도착했다. 대응팀 단장인 김진아 외교부 제2차관은 "추가적인 피해가 없도록 총력을 다해 예방 대책을 세우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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