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협상 한국 감내 가능해야 공감"…트럼프 수용 여부가 관건
뉴스1
2025.10.19 20:41
수정 : 2025.10.19 21:52기사원문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를 둘러싼 한미 간 관세 협상이 타결을 향한 분수령을 맞고 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불과 열흘 앞두고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미국과의 협상 일정을 마치고 19일 귀국했다.
김 실장은 이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이번 미국과의 협상과 관련해 "대부분의 쟁점에서 실질적 진전이 있었다"며 "다만 조율이 필요한 남은 쟁점 1~2가지가 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곧바로 이재명 대통령에게 이번 협상에 관한 상세 내용을 보고할 예정인데, 이를 기반으로 정부가 한미 정상 간 합의로 관세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결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입장을 어느정도 수용하느냐가 관건으로 분석된다.
3500억 달러 펀드 운용 방식 쟁점 남은 듯…전액 현금 투자서 대출 보증 병행 가능성
미국 측은 지난 7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타결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와 관련해 줄곧 '전액 현금 직접투자'를 요구해왔다. 다만 우리 정부는 이후 운용 방식과 관련한 세부 협상 과정에서 직접 투자 시 우리나라의 대규모 외화 유출과 외환시장 충격을 우려해 대출 보증 등 비현금성 자금 운용 병행을 주장했다.
김 실장의 해당 발언은 이번 방미를 통한 협상에서 우리나라의 이 같은 입장을 미국 측이 이해하고, 전액 현금 투자를 고집한 것에서 한발 물러서 접점을 찾고자 노력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선불 현금 5% 이내, 나머지는 대출·보증 형태로 충당'하는 절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이 같은 절충안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지만, 이번 협상 과정에서 "대부분 쟁점에서 상당히 의견 일치를 보았지만 조율이 필요한 남은 쟁점 1~2가지가 있다"고 밝혔다.
협상 과정에서는 통화스와프나 유사한 외환안정 프로그램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실장은 통화스와프와 관련해 "외환시장에 미치는 충격과 관련된 논의 과정에서 나온 얘기"라며 "통화스와프라는 용어나 개별 프로그램까지 언급하는 건 지금 협상이 다 연결돼 있기 때문에 어렵다"고 답했다.
다만 "대한민국이 감내 가능한 범위 내에서 협상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데 이전보다 상당히 의견이 접근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번 방미 통해 美 OMB·재무 라인과의 접촉 확대…美측 韓사정 이해도 높아져
김 실장은 방미 중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러셀 보트 국장과도 회동해 펀드 운용의 재정 구조와 행정 절차를 협의했다. 이는 투자금이 미국 내 정책·예산 체계에 어떻게 반영될지를 조율하기 위한 실무 협의로 해석된다.
같은 시기 워싱턴을 방문한 구윤철 부총리도 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만나 국제금융시장 안정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도 "미국 측이 한국의 외환 부담 여건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베선트 장관이 이를 내부에 설명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미 재무라인이 한국의 입장을 일정 부분 수용했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대통령실, 주초 회의 통해 우리 측 입장 전한다…결국 트럼프 수용 여부가 관건
대통령실은 김 실장의 귀국으로 협상단이 다시 한자리에 모인 만큼, 이번 주 초 대통령 주재 회의를 열어 후속 전략을 확정할 방침이다.
김 실장은 귀국길에서 "이후 우리 부처와 깊이 있게 검토해 우리 입장을 (미국 측에) 전달하고 추가적인 협상을 해야 한다"고 했다.
김 실장은 이 대통령에게 귀국 보고와 함께 협상 내용 중 진전됐다고 한 부분에 대해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이 대통령이 관세 협상 대응에 대한 우리 정부 측 입장을 세부적으로 다듬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실 내에서는 이번 협상을 APEC 정상회의 계기에 정상 간 정치적 결단으로 매듭짓는 '톱다운(top-down) 방식'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결국 "한국의 3500억달러 미국 투자는 선불"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입장을 수용하느냐가 최종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무선에서 완전한 합의가 어렵다면 정상회담에서 '조건부 합의' 혹은 '공동성명 수준의 합의 방향'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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