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은행 캄보디아 법인에 프린스 자금 912억…"압류해서 피해자 구제해야"

파이낸셜뉴스       2025.10.20 15:36   수정 : 2025.10.20 15:22기사원문
국민은행 566억원 가장 많아
전북 268억원·우리 70억원 순







[파이낸셜뉴스] 캄보디아에 진출한 한국계 은행이 인신매매 범죄 의혹을 받고 있는 프린스그룹의 자금 912억원을 예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법인 계좌에 대한민국 국민이 고문·납치·전화금융사기·로맨스스캠 과정에서 당한 피해금이 보관되고 있는 것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의원이 20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은행 중 캄보디아 프린스 그룹 간 거래 내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법인 5곳이 프린스그룹과 총 52건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 금액은 총 1970억4500만원으로 집계됐다.

현재도 900억원이 넘는 프린스 그룹 자금이 국내 금융회사 현지법인 4곳에 남아있다. 예금 기준 가장 많은 예금을 보유한 곳은 국민은행이다. 지난 2011년 캄보디아에 진출한 국민은행(KB PRASAC BANK PLC)의 캄보디아 법인은 566억5900만원의 프린스 그룹 자금을 예금으로 보관하고 있다. 이어 전북은행 268억5000만원, 우리은행 70억2100만원, 신한은행 6억4500만원의 예금이 각각 확인됐다.

가장 거래를 많이 한 곳은 전북은행으로 나타났다. 프린스 그룹은 전북은행이 총 47건의 정기예금(40건 만기 해지)을 예치했다. 거래액은 총 1216억9600만원이었다.

프린스 그룹은 캄보디아를 중심으로 부동산·금융업 등을 영위하는 기업집단이다. 최근 인신매매·온라인사기·불법감금 등 강력범죄의 배후 조직으로 지목된다. 미국과 영국 정부는 캄보디아 범죄단지 배후로 지목된 프린스그룹(Prince Group) 등에 대한 공동 제재를 발표한 바 있다. 한국 정부 역시 관련 제재를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캄보디아 범죄 관련자를 금융거래 제한 대상자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제재 대상으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그룹(Huione Group) 등이 거론된다. 후이원 그룹은 사기·탈취를 통해 확보한 가상화폐 자금을 세탁해온 혐의를 받는다. 미국·영국 정부는 최근 이들을 초국가적 범죄조직으로 규정하고 공동 제재하기로 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금융위는 캄보디아 범죄조직의 검은돈 동결 가능 여부 등에 대해 캄보디아 정부와 협의해 처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정확한 실상 파악과 대책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열린 정무위 국감에서 강 의원은 "한국인을 납치, 감금, 장지적출, 살인하는 프린스 그룹과 관계를 맺는 곳이 5곳이나 있다"면서 "해당 은행이 갖고 있는 912억원의 예금을 압류, 동결을 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외교부, 기재부와 함께 협의를 하고 있고, 그 결과에 따라서 금융거래 등 제한 대상자 지정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강 의원은 "프린스 그룹이 결국 보이스피싱으로 돈을 버는 것인데 올해 7월까지 그 피해가 1만4700건, 7766억원이다. 이 피해자 구제를 위해 912억원을 압류해서 사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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