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스태그플레이션·AI 버블' 대비 새 투자전략 짜야

파이낸셜뉴스       2025.10.20 18:18   수정 : 2025.10.20 18:18기사원문
美금리 속도따라 자산가격 조정
내년 3~4월 경기침체 신호 조짐
"지금이 투자 패러다임 전환기"
시나리오별 자산배분 전략 중요

글로벌 투자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안전자산인 '금'부터 위험자산인 주식, 가상자산까지 동반 상승하는 이른바 '에브리싱 랠리'가 펼쳐지고 있다. 대다수 자산의 가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국면에선 전문가들은 향후 시나리오별 대응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1월 1일~10월 17일) 국내 주식형 펀드에는 6조9059억원, 해외 주식형 펀드에는 10조1130억원이 유입됐다. 국내외 주식형 펀드에만 약 17조원이 몰린 셈이다. 지난 13일에는 투자자 예탁금이 80조원을 돌파해 4년5개월 만의 최고치를 찍었다.

주목할 것은 주식시장뿐 아니라 안전자산으로 대표되는 '금'과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가상자산에도 대규모 자금이 몰리고 있는 점이다. 연초 이후 금펀드 13개의 설정액은 무려 1조2314억원 늘어났다.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지난 12일 기준 1조3150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지난 9일 1억7986만90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특히 해외주식에 투자하는'서학개미'의 연초 이후(10월 17일 기준) 순매수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암호화폐 투자회사인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지스'과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서클'을 각각 9억8350만달러, 8억9785만달러 사들이며 순매수 1위와 2위에 올렸다.

이처럼 대부분의 자산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강세장이 영원하지 않은 만큼 향후 시나리오별 자산배분 전략을 세워 수익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첫 번째 시나리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하다. 만약 연준이 현재 예상대로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한다면, 시장에서는 이를 유동성 확대 신호로 해석해 자산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금과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으로 자산이 더욱 이동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연준의 금리 인하가 시장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을 경우 상승한 자산 가격에 조정(노이즈)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금은 금리 인하 기대감이 가격 상승을 가속화한 원동력이었던 만큼 실제 인하 속도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금의 긍정적인 요인이 바뀌면 '에브리싱 랠리'도 끝날 수 있다"며 "현재 시장은 올해 10월부터 내년 말까지 연준이 5~6회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실제로 그만큼 내릴 가능성은 낮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인한 조정 가능성이다. 미국 경제지표는 아직 견조하지만, 향후 관세 인상 등으로 물가가 오르면 경기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어서다. 실제로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최근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상헌 아이엠증권 연구원은 "향후 관세 영향으로 물가 상승은 불가피하며, 미국 고용지표 역시 후행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내년 3~4월에는 경기침체 신호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는 경제지표가 견조해 금리 인하를 유동성 호재로 인식하고 있지만, 경기침체 국면에서는 그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공지능(AI) 투자 사이클과 정치·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현재 AI 투자 사이클이 정점에 가까워진 상황에서, AI 관련주 중심의 실적개선이 이어질 경우 시장의 상승 동력이 강화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 경우 AI 관련주의 시장 지배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반면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평가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유동성 랠리의 정점이자 투자 패러다임 전환기"라며 "각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자산 간 균형과 분산 전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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