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서 미귀국 年 3천명… 스캠 종사자 1천명 더 될 듯
파이낸셜뉴스
2025.10.20 18:25
수정 : 2025.10.20 18:31기사원문
캄보디아로 나가 안 돌아온 한국인
2021년 113명→ 2024년 3248명
"자발적 불법체류 상황 배제 못해
납치·감금 등 범죄 휘말렸을 수도"
범죄 가담자 추정보다 많을 가능성
警, 송환 64명 중 58명 '구속영장'
최근 3년간 매년 2000~3000명가량의 한국인이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밝힌 캄보디아 '스캠(사기)' 산업 한국인 종사자 1000명 수준보다 실제 수는 더 많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경찰은 캄보디아 범죄에 가담했다가 송환된 64명 중 58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프린스 그룹' 전담팀을 꾸리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20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캄보디아로 출국한 한국인 수에서 입국자를 뺀 인원은 지난 2021년 113명에 그쳤으나 2022년 3209명, 2023년 2662명, 지난해는 3248명으로 늘었다. 올해(1~8월)에도 864명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태국이나 베트남 등 인접국을 통해 캄보디아로 들어간 사례까지 포함하면 미귀국자 수는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캄보디아 이민청이 집계한 캄보디아 입국(귀국자 포함) 한국인 수는 2021년 6074명, 2022년 6만4040명, 2023년 17만171명, 2024년 19만2305명으로 우리 정부의 취합보다 많다.
현지 소식통들은 캄보디아 '웬치(범죄단지)'나 소규모 사무실에서 스캠 산업에 연루된 한국인 수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설명한 1000여명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는 중국 등 제3국을 통해 밀입국하거나, 캄보디아에서 불법 수익을 얻은 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이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악의 경우 범죄조직에 이미 희생당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건 국민의힘 의원이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21년부터 올해 9월까지 캄보디아 내 한국인 변사사건 발생 건수는 확인된 것만 82건이다.
전문가들 역시 캄보디아에서 돌아오지 않은 한국인 중 일부가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영주권 없이 자발적으로 불법체류하며 현지에서 불법 활동을 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고, 납치나 감금 등 범죄에 휘말린 경우도 있을 수 있다"며 "어떤 경우든 수천명이 귀국하지 않고 있다는 건 불법적인 부분이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도 "그렇게 많은 인원이 캄보디아에서 돌아오지 않은 상황이라면, 범죄에 연루된 사람이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순 없다"며 "일부는 자발적으로 남았겠지만, 또 다른 일부는 범죄조직에 관여하거나 감금돼 귀국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스캠 산업에 관여하고 있는 한국인 수가)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 인원은 훨씬 더 많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2명 추가 구출...80명 소재 파악
현재 외교부는 캄보디아 당국과 협력해 소재 파악이 되지 않는 우리 국민 80여명을 찾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외교부는 이날 캄보디아 경찰이 한국인 10여명을 추가로 체포하고 감금됐던 2명을 구출했다고 밝혔다. 구출된 2명은 외교부가 그동안 신변이 확인되지 않은 인원으로 분류해 온 80명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는 캄보디아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벌어지는 온라인 스캠과 관련된 한국인을 전수 조사하고 있다.
한편 경찰청은 국내 송환자 64명 가운데 58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5명은 석방됐다"고 밝혔다. 1명은 송환 전 발부돼 있던 구속영장을 적용해 즉시 구속시켰다. 서울경찰청은 캄보디아 범죄 단지 배후로 지목된 프린스 그룹과 관련된 전담팀도 1개 지정했다. 전담팀은 관련 첩보를 입수해 분석 중이다. 범죄 혐의가 포착된다면 즉시 입건 전 조사(내사)나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강명연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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