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경찰 60명 투입 ‘총력 추적’...루브르 왕실보석 도난
파이낸셜뉴스
2025.10.20 21:31
수정 : 2025.10.20 21:3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프랑스 경찰이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도난당한 왕실 보석 8점을 회수하기 위해 60명의 수사관을 투입, 전면 수사에 나섰다. 당국은 이번 사건을 “조직범죄의 소행”으로 규정하고 전국적 추적망을 가동했다.
파리 검찰청은 1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용의자 4명이 얼굴을 가린 채 진열장을 부수고, 경비원을 위협한 뒤 고성능 스쿠터를 이용해 도주했다”며 “절도범 검거와 보석 회수를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왕관, 목걸이, 브로치, 디아뎀 등 ‘측량할 수 없는(inestimable) 역사적 가치’를 지닌 왕실 보석 중 8점이 사라졌다고 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루브르에서 벌어진 절도는 프랑스가 소중히 여기는 역사적 유산에 대한 공격”이라며 “작품은 반드시 되찾고 범인들은 법정에 세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화부 라시다 다티 장관은 “범인들은 폭력 없이 치밀하게 행동했다”며 “박물관 보안 강화는 오랫동안 방치돼온 과제였다”고 지적했다.
도난은 루브르 내 ‘갤러리 데 아폴론(Galerie d’Apollon)’에서 오전 9시 30분께 발생했다. 범인들은 창문을 부수고 침입했으며, 나폴레옹 3세의 황후 오이제니의 왕관을 떨어뜨리고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도난품은 시장 가격을 넘어선 문화·역사적 가치를 가진 유산”이라며 회수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루브르 측은 이날 “특별한 사유로 휴관한다”고 공지했다. 루브르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비롯해 수천 점의 예술품을 소장하고 있으며, 1911년 모나리자 도난 사건 이후 내부 절도는 극히 드물었다.
한편, 프랑스 정부는 올해 초 8억 유로(약 1조 2000억원) 규모의 루브르 재정비 계획을 발표하며, 전시품의 안전과 보안 시스템 강화를 주요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이번 사건은 그 계획의 시급성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는 평가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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