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향하는 글로벌 자금…MSCI ETF로 올해 3조 가까이 유입
파이낸셜뉴스
2025.10.21 18:05
수정 : 2025.10.21 18:05기사원문
신흥국·한국지수 추종 ETF 통해
각각 1조6천억·1조1천억 들어와
외국인·기관, 이차전지 집중투자
韓 증시 재평가 시작됐다는 분석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연초 이후 MSCI 신흥국 지수 ETF를 통해 국내 증시에 1조6000억원, MSCI 한국 지수 ETF를 통해 1조1000억원이 유입됐다.
2·4분기 이후 국내 증시가 글로벌 지수 대비 아웃퍼폼하기 시작하면서 한국 비중 확대와 함께 ETF 자금이 집중된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자금 유입세를 단순한 단기 순환이 아닌 구조적 리밸런싱 과정으로 본다. 한 연구원은 "MSCI 내 한국 비중 확대는 단순 지수 조정이 아니라 글로벌 패시브 자금이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과 정책 모멘텀을 재평가하기 시작한 결과"라며 "외국인 투자비중 확대로 코스피의 중장기 밸류 리레이팅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은 최근 이차전지 쏠림 현상이 뚜렷하다. 이차전지는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 우려로 시장에서 소외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 업황 개선 기대감이 커지면서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 모두 이차전지를 장바구니에 담는 모습이다. 지난 일주일간(13~20일)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5개 종목도 이차전지주로 나타났다. 지난주 국내 ETF 시장에서 수익률 상위 10개 종목 모두 이차전지 관련 ETF가 차지했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로모션에 따르면 9월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약 210만대로,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증가 역시 이차전지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인공지능(AI)의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ESS는 전력망을 안정시킬 수 있는 대안이기 때문이다.
KB증권 이창민 연구원은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ESS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을 국내 업체들이 가져오면서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는 강한 수혜가 기대되고 있다"며 "최소 2030년까지는 전통 에너지와 재생 에너지를 중심으로 폭증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해야 하고,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수요 전망도 상향 조정되고 있어 AI 데이터센터의 대다수가 집중될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ESS 수요가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낙관은 아직 이르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기차 판매량 증가가 곧바로 이차전지 업황 개선으로 이어지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전기차 정책 축소 역시 부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LS증권 정경희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구에너지 선호 정책으로 전기차 정책 축소는 유지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반해 미국내 국내사 CAPA(생산능력) 증가 및 유럽 판매 둔화로 미국 비중이 증가하는 한국 이차전지 산업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김찬미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