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역세권 개발 주도… 폐선 부지를 지역 관광명소로

파이낸셜뉴스       2025.10.22 18:24   수정 : 2025.10.22 18:23기사원문
도시혁신 이끄는 국가철도공단
철도 중심 복합개발 모델 추진
블루라인파크·포항철길숲 등
지역 맞춤 공간혁신 사업 확대

국가철도공단이 전국에 산재한 142조원 규모 철도 재산을 단순한 선로나 역사가 아닌 '도시 자산'으로 전환하고 있다. 유휴 역사공간과 폐선 부지를 활용해 지역경제를 살리고, 수익을 다시 철도산업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공단은 직접 투자와 지역 맞춤형 개발을 확대하며 철도 중심의 도시혁신 모델을 본격화하고 있다.

■2조원 투입해 수서역세권 복합개발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가철도공단이 관리하는 철도 재산은 국유 56조원, 공단 86조원 등 총 142조원에 이른다. 과거에는 민간이 주도하고 공단은 부지를 제공하는 역할에 그쳤지만, 최근에는 직접 시행자나 투자자로 참여해 사업을 이끌고 있다. 발생 수익은 철도시설 확충과 지역 개발로 이어져 철도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 사례가 서울 강남구 수서동 일대에서 추진 중인 '수서역세권 복합개발'이다. 수도권고속철도(SRT), GTX-A, 3호선, 수인분당선, 수서~광주선 등 5개 노선이 교차하는 교통 요충지에 환승·업무·상업·주거 기능을 결합한 복합단지가 조성된다. 총사업비는 2조1595억원이며 연면적 54만1450㎡ 규모로올해 하반기 착공, 2030년 완공이 목표다.

이 사업은 지난 2020년 사업주관자 공모를 통해 사업자를 선정하고, 2022년 출자회사 ㈜수서역환승센터복합개발을 설립해 추진 중인 민관합동 개발사업이다. 오는 2030년까지 건설을 완료하고 이후 50년간 점용허가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공단 외 사업주관사로는 한화건설·신세계·케이티에스테이트가, 일반출자자로는 이지스자산운용·헤리티지자산운용·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 등이 참여했다. 공단은 3억원(지분율 0.6%)을 출자했다. 완공 후 점용료 수익은 약 3조4400억원으로 예상되며, 발생 수익은 철도산업 재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인근에서는 LH·SH공사와 함께 '수서역세권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사업비 5145억원, 면적 38만6479㎡)도 병행 중이다. 두 사업이 완료되면 업무·유통·공공주택이 어우러진 복합 거점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공단 관계자는 "이번 수서역세권 사업을 계기로 철도 중심 복합개발 모델을 주요 역세권으로 확대하고, 지역과 상생하는 개발 방식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폐선관광·생활SOC로 지역활력

공단은 폐선 부지와 유휴 역사 공간을 활용해 지역 관광과 복지를 결합한 '생활형 철도자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 블루라인파크는 미포~송정 4.8㎞ 구간 폐선을 관광열차와 스카이캡슐로 바꿔 연 270만명 이상이 찾는 명소가 됐다. 포항철길숲은 9.3㎞ 구간을 산책로와 테마숲으로 조성해 2022년 유엔해비타트 아시아도시경관상을 수상했다. 강원 춘천의 강촌레일파크도 레일바이크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생활SOC 사업도 철도역을 중심으로 넓혀가고 있다. 출퇴근 수요가 많은 역에는 국공립어린이집 '키즈레일'을 설치해 현재 전국 6곳에서 운영 중이며, 지난해 학부모 만족도는 98%를 넘는다. 공단은 이를 바탕으로 지역 아동센터와 연계한 돌봄 확충 모델도 검토 중이다.

또 공단은 예비 창업인을 위한 'KR스타트업라운지'를 공덕·대전·동탄·벡스코 등 7개 역사에 조성해 회의실과 사무기기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부산역 등 11개 역에서는 여성장애인 일자리 매장 '섬섬옥수'를 운영 중이며, 60여명의 고용을 창출했다. 철도 공간이 교통 인프라를 넘어 창업·복지·문화 거점으로 확장되고 있는 셈이다.


공단은 앞으로 유휴 철도 자산을 활용한 '지역 맞춤형 공간 혁신' 사업을 추진해 지자체와 협력하는 복합개발 모델을 확대할 계획이다. 철도 주변 상권 활성화와 사회적 기업 입주 지원도 병행해, 철도시설이 지역 균형 발전의 거점으로 기능하도록 한다는 목표다.

이성해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은 "철도 재산의 효율적 활용을 통해 도시 공간을 재구성하고 사회적 약자를 포용하는 복지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며 "철도자산이 지역 활력과 국민 편의 증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창의적이고 지속 가능한 개발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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