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 통해 작년에 캄보디아로 1천억원 송금..."범죄자금 통로 우려"

파이낸셜뉴스       2025.10.24 16:02   수정 : 2025.10.24 16:0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NH농협은행을 통해 캄보디아로 송금된 금액이 지난해 1000억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캄보디아로의 해외송금이 최근 4년간 급증하며 보이스피싱·조직범죄 자금의 유출 통로로 악용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2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인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협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농협은행을 통해 캄보디아로 송금된 금액은 2021년 368억원에서 지난해 1038억원으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연간 송금액은 2021년 368억원에서 2022년 459억원, 2023년 942억원, 2024년 1038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9월 기준 송금액도 이미 798억원에 달해 증가세가 이어졌다.

2021년부터 올해 9월까지 농협은행을 통해 총 2만1981건, 금액으로는 3605억원(2억5172만달러)이 송금됐다. 이 가운데 한국인 송금액은 3160억원(2억245만달러)으로 전체의 88%를 차지했다.

캄보디아로 보낸 돈은 범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캄보디아에서 조직적인 로맨스 스캠, 보이스피싱 등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23년부터 올해 9월 사이 농협은행을 통해 캄보디아로 송금한 사람의 계좌 31건이 지급 정지됐다.

농협은행이 지난 2020년부터 금융사기 방지시스템 구축과 센터 운영에 54억원을 투입했지만 효과가 낮았다는 지적이다.


어기구 의원은 "캄보디아를 중심으로 납치·협박형 보이스피싱이 확산하고 있지만 농협은행의 금융사기 방지 시스템은 여전히 허술하다"며 "캄보디아 송금이 범죄 자금 통로로 악용될 우려가 큰 만큼 해외계좌 실명 확인과 이상 거래 탐지 체계를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강태영 농협은행장은 이런 지적에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날 농해수위 국정감사에서 강 행장은 "캄보디아 관련 송금액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외국인 계절 근로자 관련해서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자체 조사한 결과 (캄보디아 범죄 조직 연루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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