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비극 되풀이 없도록 이태원 곳곳에 안전 시설물

파이낸셜뉴스       2025.10.26 18:27   수정 : 2025.10.26 18:27기사원문
警, 핼러윈 앞두고 예방순찰 강화
비상벨 작동 여부도 일일이 확인

"이번 핼러윈은 크게 걱정되지 않아요. 지난 참사를 계기로 예방 대책을 많이 세웠잖아요."

'핼러윈 데이'를 일주일 앞둔 지난 24일 저녁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만난 한 시민은 이 같이 말했다. 2022년 발생한 '이태원 참사' 이후 현장이 달라졌음을 실감했다는 것이다. 오는 31일 핼로윈 데이가 다시 다가오면서 159명의 목숨을 앗아간 참사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경찰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기자는 이날 저녁 6시께부터 서울경찰청 기동순찰1대의 이태원 일대 도보 순찰에 동행했다. 순찰은 경찰관 5~6명이 한 팀을 이뤄 4팀으로 나눠 진행됐다.

이른 저녁이라 거리에 시민이 많지는 않았지만, 이태원 곳곳에서는 안전에 대비한 시설물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도 끝에는 도로와 경계를 구분하는 안전 울타리가 세워졌고, 평소 인파가 몰리는 세계음식거리에는 빨간색 중앙분리대가 설치됐다. 보행 동선을 분리해 혼잡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는 게 경찰 설명이다.

경찰은 순찰 내내 거리 곳곳의 위험 요소를 점검했다. 일부 상점 앞에는 상인들이 입간판 등을 고정하기 위해 벽돌을 놔뒀는데, 경찰은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이를 직접 치웠다. 김문겸 기동순찰1대 2팀장은 "위험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며 "주취자가 흉기로 사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비상벨 작동 여부도 확인했다. 순찰 중 비상벨을 누르자 "용산구 CCTV 관제센터입니다"라는 응답이 즉시 들려왔고, 경찰은 이상 없이 작동하고 있음을 점검한 뒤 자리를 떴다. 비상벨을 누르면 용산경찰서 상황실과 용산구청 CCTV통합관제센터로 연결된다. 경찰은 이태원 내 개방화장실에서도 비상벨 작동 여부와 몰래카메라 등 불법 촬영 장비가 없는지 살펴봤다.

이날 이태원에는 경찰뿐 아니라 자율방범대원도 순찰에 나섰다. 수십명의 자율방범대원들이 이태원 일대의 위험 요소를 점검하며 힘을 보탰다.
자율방범대원 강모씨(65)는 "3년 전 이태원 참사와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사고 예방 차원에서 방범대 활동을 하고 있다"며 "내 동네 내가 지킨다는 각오"라고 전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24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를 '핼러윈 특별대책기간'으로 정하고 4922명의 경찰관을 동원해 안전관리에 나선다. 김영근 서울청 기동순찰1대장은 "사람이 많이 몰릴 때는 한곳에 멈춰 서 있지 않고 한 방향으로 통행해주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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