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보급 빨라지는데… 노후화된 충전기 수리비 ‘눈덩이’
파이낸셜뉴스
2025.10.26 18:50
수정 : 2025.10.26 19:35기사원문
지난해 37억… 5년간 꾸준히 증가
충전소 늘어나며 성능 문제 잦아
눈비 노출에 과충전 인한 고장도
인프라 유지·보수체계 미흡 지적
26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홍배 의원이 기후에너지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기후에너지환경부 전기차 충전기 고장 수리비 지출이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1년 12억3000만원이던 수리비는 2022년 19억8000만원, 2023년 21억3000만원, 2024년에는 37억4000만원으로 불어났다. 올해 역시 9월까지 누적 23억원의 수리비가 지출돼 연말에는 전년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충전소가 매년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충전기 성능 문제와 노후화로 인한 고장을 원인으로 짚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관계자는 "수리비 증가는 5년간 충전기가 늘어난 것이 일차적인 원인"이라면서도 "노후화와 문제와 충전기 성능이 아직은 많이 부족한 것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충전기 수리비는 계속 늘고 있지만 정작 보급 속도는 전기차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26일 기준 전국에 설치된 충전기는 총 44만7768대로 지난해(39만4132대) 대비 13.6% 늘었다.
반면, 올해 전기차 보급 속도는 이보다 훨씬 빠르다. 테슬라 등 수입차는 물론 현대자동차 등 국산 완성차 기업들이 다양한 신차를 출시하며 선택지를 늘린 탓이다. 올해 1~9월 국내 신규 등록된 전기차는 총 16만9712대로 전년 동기 (10만7756대) 대비 57.5% 늘었다. 이미 지난해 연간 판매량(14만1965대)을 웃돈다. 지난 9월까지 국내 보급된 전기차는 총 85만119대에 달한다. 충전기 보급은 이보다 더디게 진행되며 보급률은 지난해 12월 기준 충전기 1기당 전기차 1.7대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1.8대 수준으로 올랐다. 충전 경쟁이 더 치열해진 셈이다.
정부는 향후 전기차 충전기를 2025년 59만기, 2027년 85만기, 2030년 123만기까지 확충하겠다는 계획이다. 박홍배 의원은 "전기차 보급은 분명히 늘고 있지만, 충전 인프라 관리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이 전기차를 선택한 뒤 불편 없이 충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충전소 유지보수 예산 편성 및 품질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최종근 김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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