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셧다운 한 달… 식비 지원 끊기고 하늘길도 닫혔다
파이낸셜뉴스
2025.10.27 18:20
수정 : 2025.10.27 18:20기사원문
美 농무부 "식품 보조금 중단"
월급 끊긴 관제사들 결근 늘어
LA국제공항은 이륙 금지 조치
공공서비스 등 일상 곳곳 마비
미국의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사회 전반에 마비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농무부가 저소득층 식품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고, 항공청이 인력 부족으로 항공편 운항을 중단하는 등 필수 행정 기능이 차례로 멈춰 서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미 농무부(USDA)는 홈페이지를 통해 11월 1일부터 연방 식품 보조 프로그램(SNAP) 지급이 불가능하다고 공지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약 50억달러(약 7조1805억원)의 비상 예비자금을 추가로 사용하지 않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SNAP은 미국 인구 8명 중 1명이 이용하는 핵심 복지 제도다. USDA는 공지문에서 "결국 우물은 말랐다(Bottom line, the well has run dry)"며 "11월 1일 이후 지급할 수 있는 자금이 없다. 이제 민주당 상원의 결정에 달렸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남부 캘리포니아 관제시설의 인력 부족으로 로스앤젤레스국제공항(LAX) 출발 항공편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FAA는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공항 중 하나인 LAX에 대해 임시 이륙 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 또한 셧다운으로 무급 근무에 들어간 항공 관제사들의 결근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션 더피 미국 교통장관은 폭스뉴스에 "어제만 해도 22건의 인력 부족 경보가 발생했다"며 "관제사들이 생계 불안 속에서 병가를 내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FAA는 오전 11시 42분부터 출발편을 각 출발지 공항에서 보류시켰고, 평균 지연 시간은 1시간 40분에 달했다고 전했다. 당국은 오후께 이륙 금지를 해제할 예정이지만 "교통량은 여전히 제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항공편 지연은 LA뿐 아니라 뉴저지주 뉴어크 리버티국제공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공항 등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FAA는 "셧다운이 길어질 경우 전국 공항에서 유사한 조치가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국립공원관리청(NPS)은 일부 공원을 폐쇄했고, 세입자 보조 프로그램과 소득세 환급이 중단되는 등 공공서비스 전반이 멈춰 서고 있다. 현지에선 "셧다운이 장기화되면 연방 행정 마비가 복지, 교통, 재난 대응 등 실물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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