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업은 아르헨 여당 중간선거 압승

파이낸셜뉴스       2025.10.27 18:20   수정 : 2025.10.27 18:20기사원문
트럼프 "이기면 외환 지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우파 집권당이 중간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이에 따라 밀레이 대통령은 남은 임기 2년여 동안의 국정 운영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26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정부의 기예르모 프랑코스 수석장관(총리급)은 "상·하원 선거 90%가량을 개표한 상황에서 자유전진당이 40.85%, 페론주의(좌파 포퓰리즘 성향 정치 이념) 야당이 24.85%를 각각 득표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상원의원 24명(전체 72명의 3분의 1)과 하원의원 127명(전체 257명 중 약 절반)을 선출한다. TV토도노티시아스와 일간 라나시온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하원 127석 중 여당이 최소 64석, 페론주의 야당이 최소 31석을 차지할 전망이다. 집권 여당인 자유전진당은 이번 하원선거 대상이 아니었던 나머지 130석 중 이미 확보한 의석을 합쳐 '최소 3분의 1 이상(86석)'이라는 1차 목표를 충분히 달성했다. 하원 86석은 야권 단독 입법을 견제하고 정부 입법안에 대한 야당의 부결 시도를 막을 수 있는 저지선이다. TV토도노티시아스는 "상원에서도 과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주요 개혁안 협상 과정에서 영향력을 더 확대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지 언론들이 "예상치 못한, 놀라운 여당의 승리"라는 반응을 보인 이번 선거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의 간섭의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라고 불리는 밀레이 대통령에 대해 전폭적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아르헨티나의 경제난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최대 400억달러(약 57조6000억원) 규모의 지원 조건으로 '여당 승리'를 내건 바 있다. 그는 지난 14일 밀레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금융·재정 지원과 관련해 "선거에 패배하면 아르헨티나를 돕기 어렵다"며 아르헨 내정에 개입했다.

정책 추진 방향 및 정치적 스타일이 트럼프 대통령과 유사한 밀레이 대통령은 2023년 12월 취임 직후 '전기톱 개혁'으로 일컬어지는 공격적인 긴축 정책을 통해 아르헨티나 물가 지수를 대폭 낮추는 등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취약계층에 대한 안전장치 없는 일방통행식 정책 추진과 측근들의 부패 의혹으로 궁지에 몰렸고, 지난 달 아르헨티나 전체 인구의 약 40%가 거주하는 부에노스아이레스주 지방선거에서 참패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선거 결과로 라틴아메리카 정치 지형상 좌파 정부의 기세(핑크 타이드)는 더 주춤해졌다. 지난 19일 볼리비아에서 약 20년만에 좌파 정권이 종식된 것과 더불어 이날 아르헨티나 중간선거에서 우파 여당이 압승하면서, 수년 새 에콰도르·엘살바도르·파라과이·파나마에서 우파가 세를 불리고 있는 기조에 힘이 실리게 됐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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