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딜 위기' 韓美 관세협상… 李-트럼프 막판 합의에 촉각
파이낸셜뉴스
2025.10.28 18:23
수정 : 2025.10.28 18:22기사원문
정부 "성공개최가 최우선" 입장
투자·안보와 패키지 타결 무산땐
美와 연말까지 추가협상 가능성
일각에선 '톱다운 빅딜' 전망도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만나는 29일 한미 정상회담 전날인 28일까지 양국 간 관세협상이 타결되지 못하면서 APEC 기간에 노딜(협상 무산)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협상을 APEC 이후로 연장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이 대통령이 주최국 의장직을 맡고 있는 APEC의 성공적 개최가 최우선인 상황에서 관세협상에만 매달릴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한미 정상 간 '톱다운' 방식의 극적 타결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승부사 기질이 뚜렷해 정상회담이 끝날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8일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참모진 보고와 비공식 내부 회의를 잇따라 개최하고 APEC 행사도 점검했다. 매주 화요일 주재해온 국무회의도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사회권을 넘기고 한미 정상회담 및 APEC 정상회의 준비에 집중했다.
또한 정부는 이날 일본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미일 정상회담 결과를 지켜보며 대미 관세협상 전략을 가다듬겠다는 의미다. 일본도 5500억달러 규모 대미투자 방식을 두고 미일 양국이 갈등을 빚어왔다. 아울러 국내총생산(GDP) 대비 3.5%로 방위비 인상을 요구하는 미국 측 요구를 일본이 어느 정도 수용할지 등도 우리 정부의 안보 관련 대미 협상에 참고가 될 전망이다. 미일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대미투자액 상당 부분을 전력·에너지·선박 등의 인프라에 투자해 양국의 '윈윈'을 도모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미국 동맹국인 일본·유럽연합(EU)과 비교해 과도한 관세 적용의 부당함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득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세·투자·안보를 한꺼번에 묶는 패키지 협상이 무산되면 이미 조율이 끝난 안보분야만 타결하는 방안도 제기됐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패키지 협상 타결 불발 시 APEC 이후로 추가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협상 지연이 반드시 실패는 아니라고 언급하면서 APEC 계기에 '노딜' 가능성도 암시했다. 이 대통령은 "모든 것이 여전히 쟁점으로 남아 있다"면서 "한국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정도가 되면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관세협상은 이번에 타결될지 여부가 불투명하고, 우리가 주최하는 APEC 성공이 최우선 목표"라며 "국익 우선 틀 안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APEC 이후로 협상이 연장되면 연말까지 이어지는 장기 교착 국면도 우려된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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