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조 소비쿠폰 효과 컸다… 올해 1%대 성장 '청신호'

파이낸셜뉴스       2025.10.28 18:31   수정 : 2025.10.28 18:31기사원문
3분기 GDP 성장률 1.2%
민간소비, 3년만에 최대폭 성장
수출, 반도체·車 덕에 1.5% 증가
설비투자도 2.4% 늘어났지만
건설투자는 6분기째 마이너스

올해 3·4분기 한국 경제가 1.2% 성장하며 예상(1.1%)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여파에도 반도체 중심으로 수출이 호조세를 이어가고, 민생회복 소비쿠폰 효과 등으로 민간소비가 3년래 최대폭으로 성장한 결과다. 이에 4·4분기에 0.1% 역성장을 하더라도 연간 기준 1%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게 되면서 올해 국내 경제가 0%대 저성장 흐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소비·투자 회복세에 수출도 호조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은 전기 대비 1.2%로, 지난해 1·4분기(1.2%) 이후 1년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1.7% 증가했다.

3·4분기 성장은 민간 소비 등 내수가 견인했다. 민간 소비·정부 소비·설비투자 등 내수가 끌어올린 성장률은 전체 1.2% 가운데 1.1%p를 차지했다. 특히 민간 소비 증가율(1.3%)은 2022년 3·4분기(1.3%) 이후 3년 만에 최대폭 성장했다. 소비심리가 개선된 가운데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배포 등이 소비회복을 주도했다는 것이 한은의 분석이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소비쿠폰이 지난 7월 21일부터 지급이 됐는데 음식점, 병원, 의류·잡화, 안경, 이·미용 등 다양한 품목에서 사용됐다"며 "7월 이후 카드 사용액 증가율이 높아지는 등 3·4분기 민간 소비 증가에 기여한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정부 소비도 물건비와 건강보험 급여비 위주로 1.2% 증가했다. 지난 2022년 4·4분기(2.3%)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새 정부의 적극적 재정 집행 기조 아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관련 건설 투자와 인건비 지출, 종합병원 정상화에 따른 건강보험 급여비 증가, 추가경정예산 관련 정부 지출 증가 등이 겹치며 개선됐다.

아울러 수출이 반도체, 자동차 등의 호조로 1.5% 증가했다. 미국 관세 영향을 많이 받는 자동차·기계·철강 등도 수출 다변화 노력 덕에 선방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법인용 자동차 등의 주도로 2.4% 늘어난 가운데 건설투자는 건물 건설 부진 등으로 0.1% 뒷걸음치며 6분기 연속 역성장했다. 다만 항만·철도·발전소 등의 착공의 영향으로 감소폭은 축소됐다.

■성장률 0.9%에서 1%대 상향 전망

이같이 소비가 살아난 가운데 수출 호조도 이어지면서 올해 연간 성장률 목표치(0.9%)가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은이 지난 8월 3·4분기 성장률을 1.1%로 내다본 가운데 3·4분기 GDP가 전망치를 상회하면서 연간 실질 GDP 성장률이 1%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 국장은 "4·4분기 전기 대비 성장률이 -0.1∼0.3% 정도 나오면 연간 1%(0.95∼1.04%) 성장률 달성이 가능하다"며 "기존 전망대로 4·4분기에 0.2% 성장하면 연간 성장률은 1%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도 연간 성장전망을 기존 0.9%에서 1%대로 상향 조정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28일 김재훈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정부세종청사에서 백브리핑을 열고 "(3·4분기 성장률이) 내부 전망보다 많이 좋았다"며 "연간 성장률 전망의 경우 미중 간에 관세협상 등 불확실성이 있어 단정해서 말하긴 어렵지만 지난 8월 연간 0.9% 전망했을 때보다 1% 달성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이날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2025 공공기관 인공지능(AI) 대전환(AX) 워크숍에서 "3·4분기 GDP는 새 정부의 진짜 온전한 경제 성적표라고 생각한다"며 올해 연간 성장률 1%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구 부총리는 "(성장률) 추세를 반등시키기 위해서는 내수 활성화를 지속적으로 하면서 중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향상해야 한다"며 "그다음에 총요소 생산성을 높이려면 AI 대전환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은 잘하고 있다"며 "공공기관이 AI 대전환을 한다면 한국의 생산성이 더 높아지고 GDP를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최용준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