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드기, 사람 몸에 한 달 넘게 달라붙어 피 빨아먹어"
파이낸셜뉴스
2025.10.30 05:20
수정 : 2025.10.30 09:3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사람 몸에 진드기가 한 달 넘게 달라붙어 피를 빨아먹은 드문 사례가 전해졌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립병원인 킹 파하드 전문병원(King Fahd Specialist Hospital) 피부과 의료진은 최근 70세 남성 A씨의 사례를 학술지 '큐레우스(Cureus)'를 통해 공개했다.
그는 한 달 전 사우디아라비아 북부에서 캠핑을 다녀온 후 진드기에 물렸다. 이후 진드기를 제거하지 않고 그 상태를 유지했다고 진술했다. 진드기를 제거하지 않은 구체적인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남성은 진드기가 몸에 부착되어 있는 기간 동안 발진, 열 등 다른 전신 증상은 전혀 없었다. 신체 검사 결과에서도 혈역학적으로 안정적이고 열이 없는 상태였다. 다만, 진드기가 왼쪽 옆구리에 단단히 붙어 피를 빨아 몸집이 부풀어 오른 상태로 확인되었다. 부착된 진드기 주변 피부에는 약간의 피부염, 가벼운 홍반 및 부종이 관찰됐다.
의료진은 멸균 핀셋을 이용해 진드기를 제거한 후 종 식별을 위해 보건당국에 제출했다. 해당 진드기는 '꼬리소참진드기'로 확인됐다. 아울러 꼬리소참진드기는 인간에게 질병을 전파하는 병원성 종은 아니지만, 이처럼 한 달 이상 장기간 인체에 부착될 경우 피부에 국소적인 과민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진은 만일의 질환 발생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남성에게 항생제 독시사이클린 100mg을 14일 동안 하루 한 번 경구 투여했다. 그 결과 병변은 완전히 치유되었으며, 추가적인 합병증은 발생하지 않았다.
의료진은 "꼬리소참진드기는 주로 소를 비롯한 가축에 기생하는 비병원성 진드기에 속한다"면서도, "이 사례는 비록 병원성 진드기는 아닐지라도 오랜 기간 인간에게 달라붙어 흡혈할 경우 국소적인 염증 반응을 유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 사례 보고는 지난 28일 국제 저널 '큐레우스'에 게재되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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