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릭스에서 BTS·'보넥도'까지…'남돌'이 점령한 뷰티 광고판
파이낸셜뉴스
2025.11.01 08:00
수정 : 2025.11.01 08:00기사원문
색조부터 스킨케어까지 남자 아이돌 모델 전면 부상
'여성 전유물' 깨고 팬덤·소비층 모두 노린다
[파이낸셜뉴스] 최근 뷰티업계가 여성 모델 중심의 오랜 관행에서 벗어나 남성 아이돌(남돌)을 전면에 내세우는 추세다. 단순 기초제품을 넘어 립·아이섀도우 등 색조 제품에까지 남자 모델을 활용하면서, K뷰티의 새로운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는 남성 수요와 함께 여성 위주로 구성된 팬덤 구매력까지 흡수하는 전략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아모레퍼시픽의 컨템포러리 뷰티 브랜드 '헤라'다.
헤라 관계자는 "필릭스는 고유한 무드와 깊이 있는 에너지로 전 세계에 새로운 영감을 주는 글로벌 아이콘"이라며 "필릭스와 함께 헤라가 추구하는 '자신만의 아름다움'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선보이며 전 세계 고객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도록 다양한 브랜드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라네즈는 지난해 9월, 전세계에 첫 K팝 팬덤 문화 붐을 일으켰던 '방탄소년단(BTS)' 멤버 진을 글로벌 앰버서더로 선정했다. 이는 굳건한 글로벌 팬덤층을 보유한 진의 첫 뷰티 모델 행보다.
라네즈 관계자는 "방탄소년단 진의 건강한 자신감과 밝은 에너지가 전 세계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러한 면모가 브랜드 가치관에 부합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남성 뷰티모델 트렌드는 뷰티 시장이 여성 중심 소비에서 성별 경계를 허물며, '젠더리스' 마케팅이 주요 흐름으로 자리 잡은 결과다. 상대적으로 남성 소비자의 진입장벽이 낮은 스킨케어(기초제품) 브랜드를 시작으로, 색조 등 본격적인 메이크업 제품까지 이 같은 추세가 단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기초제품 중심의 뷰티브랜드 '닥터지' 역시 지난해 남성 그룹 '보이넥스트도어'를 앰버서더로 선정했다. 닥터지 관계자는 "'옆집 소년들'이라는 팀명에서도 드러나듯 건강하고 친근한 이미지가 브랜드 정체성과 부합한다"며 "K팝 업계 내 강력한 파급력을 보유하고 있어 브랜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특히 아이돌 중심의 남성 모델 기용은 '팬덤파워'를 동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인 선택지다. 실제 라네즈는 올해 4월 진과 함께 '네오 쿠션 뮤이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함께하고 있는데, 이 같은 전략을 통해 미국 뷰티시장 등에서 인지도를 올리며 K뷰티의 세계화를 이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스킨케어와 화장품은 이제 여성만의 영역이 아닌, 남성의 일상적인 자기관리 루틴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전세계에서 K컬처와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탄탄한 글로벌 팬덤을 보유한 보이그룹 모델 기용은 브랜드 인지도와 구매력 제고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localplace@fnnews.com 김현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