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첩보 대응 '미흡' 지적에…경찰 "검토 후 배당 불필요 판단"

뉴스1       2025.10.31 14:25   수정 : 2025.10.31 20:30기사원문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통일교 현안을 청탁했다는 의혹과 관련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대기 장소인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9.22/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경찰이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해외도박 의혹과 통일교 내 부동산 횡령 정황이 담긴 첩보를 입수하고도 내사나 수사를 전혀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경찰은 자체 검토 후 사건 배당이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31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2022년 춘천경찰서에서 작성된 통일교 관련 첩보 2건을 입수했지만, 이와 관련한 내사나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앞서 김건희특검은 2022년 10월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한 총재의 도박 의혹과 관련한 수사정보를 통일교 측에 제공했다고 판단했으며 이러한 판단은 한 총재의 공소장에도 포함돼 있다.

지난 3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는 해당 첩보를 직접 작성한 김 모 경위가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김 경위는 2022년 제보자로부터 한 총재 도박 관련 정보를 입수해 경찰청에 '중대범죄첩보'로 보고했지만, '공소시효가 끝난 자료니 추가적인 자료를 확인해서 제출하라'는 회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후 김 경위는 같은 해 7월 제보자로부터 다시 자료를 받았으나 이번에는 한 총재 도박 관련 내용이 아닌 통일교 교단 내 부동산 횡령 관련 자료였다며 이를 강원경찰청에 '일반범죄첩보'로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김 경위가 지방청에 올린 일반범죄첩보에 대해 지방청이 배당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김 경위의 상급자로 당시 정보과장이었던 최 모 경정은 '지방청에 첩보를 올렸지만 배당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간 경찰은 이러한 첩보 내용에 대해 내사나 수사를 전혀 진행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경찰은 본청에 보고된 도박 관련 첩보의 경우 공소시효가 지나 자체 검토 후 배당이 불필요하다고 판단했으며 이에 내사나 수사를 개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정황상 내사나 수사를 개시했어야 하는 사안이라 경찰이 고의로 사건을 무마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먼저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총재의 도박 의혹과 관련해 "도박 자금 출처를 보면 경찰이 2009년부터 2011년까지 100억이 넘는 현금을 도박자금으로 썼다는 자료를 입수한 것"이라며 특경법상 횡령을 적용하면 공소시효가 현재도 살아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강원경찰청에 보고된 범죄첩보가 내사나 수사로 이어지지 않은 점에 대한 정확한 설명도 이뤄지지 않았다.

당일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일반범죄첩보는) 저도 처음 확인을 했다"며 "추가로 확인을 해서 특검과 협조하겠다"고 답했다. 강원청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현재 내용을 확인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한편 경찰은 사건이 불거진 지 수개월이 지났음에도 수사정보가 어떤 방식으로 유출돼 통일교로 전달됐는지에 대해 명확한 경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국감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라인이 명확하다"며 "이것을 못 밝힌다면 경찰의 수사력이 엉망이라는 소리"라고 질타했다.

유 직무대행은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확인했으나 입건 전 조사한 기록이 없다"며 "유출한 부분에 대해서는 특검에서 경찰을 대상으로 압수수색해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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