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희 사퇴' 선 긋는 민주당…"국힘, 인신공격 말라"(종합)

최민희 위원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종합감사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5.10.3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서울 마포구 상장회사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한국중견기업연합회 정책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10.31/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김세정 서미선 임윤지 기자 = 국정감사 기간 딸 결혼식을 비롯해 각종 논란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장이 30일 밤 "제 잘못"이라고 공식 사과한 가운데, 당 지도부는 위원장직 사퇴 없이 여론을 살필 것으로 보인다.

딸 결혼식은 '사적 영역'이라며 선을 그어왔고, MBC 간부 퇴장 명령에 대해선 정청래 대표가 직접 전화해 사실상 경고했다는 입장이다. 당은 또 국민의힘을 향해 "진정한 국정감사를 원한다면, 인신공격과 정쟁이 아닌 정책과 민생으로 승부하시기 바란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 위원장은 전날 과방위 종합국감이 끝날 무렵 신상 발언을 통해 그간 제기된 의혹과 각종 논란에 대해 사과하며 조목조목 해명에 나섰다.

최 위원장은 "국감 기간 국회 사랑재에서 딸 결혼식 논란이 일어난 데 대해 국민에게 사과드린다"며 "제 잘못"이라고 말했다.

다만 "터무니없는 허위 주장은 기록 차원에서라도 남겨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딸이 결혼식을 두 번 했다는 주장, 사랑재 예약 과정 특권 행사 의혹, 과방위 유관기관에 청첩장을 '살포'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MBC 보도본부장 퇴장 조치에 대해선 "MBC 비공개 업무보고 때 답변을 안 하겠다는 태도를 보고 '그러려면 나가라'고 한 것은 과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에게 사과한다"고 했다.

당에선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사적 영역인 자녀 결혼 문제를 비롯해 공적 영역에 대해서도 본인 사과가 나오면서 위원장직 사퇴 조치는 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감에 대한 종합적인 당내 평가에 과방위 평가도 이뤄질 것이고, 최 위원장 건으로 좁혀도 '위원장직 정리'와는 거리가 멀다"며 "최 위원장이 (MBC 간부) 증인 퇴장을 (통화에서) 설명했고 정 대표는 상당 부분 이해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 주 국감을 당 지도부가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거고 그 과정에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나올 것이지만, 그것이 상임위원장직을 사퇴시키는 문제를 전제로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다만 "(최 위원장) 사과가 충분한가에 대해선 당이 아니라 국민이 받아줄 문제"라며 "그 과정까지 국감 뒤 종합적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했다. 여론 추이에 따른 추후 조치엔 여지를 남긴 것으로 풀이된다.

최 위원장의 위원장직 사퇴로 '정리'할 경우 국민의힘의 공세에 되레 힘을 실어줄 수 있고, 정부·여당 차원 언론개혁을 추진하는데 소관 상임위원장을 교체하는 것도 부담이 적지 않은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도 최 위원장 사과에 의미를 부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강득구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제 딸에게도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건 하나도 없다"며 "고의로 산하기관에 (결혼을) 알렸다는 비판은 다소 과한 부분도 있다. 저는 여전히 최 의원이 할 역할이 있다고 믿는다"고 적었다.

김지호 대변인도 서면브리핑을 통해 "최 위원장은 개인적 논란에 대해 이미 사과의 뜻을 밝혔다"고 강조했다.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이 최 위원장 논란과 관련해 "더 이상 단순한 도덕 논란이 아니다. 이미 명백한 범죄 의혹으로 비화하고 있다"고 밝힌 데 대한 반박이다.

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최 위원장을 경찰에 이어 이날 국민권익위원회에도 신고했다.

김 대변인은 "국정감사장에서 정책과 민생은 사라지고 인신공격만 난무하고 있다"며 "과거 이재명 대통령을 자신들이 고발하고는 피의자, 범죄자라 몰아세우더니, 이제는 자신들이 고발한 최 위원장에게도 같은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고발만 하면 곧바로 범죄자인가"라고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