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희·이진숙 싸움판에…과방위 증인·참고인 180명 절반 방치
뉴스1
2025.10.31 17:19
수정 : 2025.10.31 17:29기사원문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이재명 정부의 첫 국정감사에서 정쟁이 극심했던 것으로 꼽히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180명이 넘는 증인·참고인을 신청했지만, 절반에 달하는 증인·참고인들이 발언권 없이 자리만을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과방위는 2025년 국정감사에서 총 182명의 일반 증인·참고인(기관 증인·참고인 제외, 중복 포함)을 채택했다. 지난달 24일 증인 92명, 참고인 42명을 채택했는데 이후 증인·참고인 추가 및 철회와 종합감사를 거치며 그 수가 늘었다.
국정감사 시작 전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기업인 증인 채택을 최소화하자고 주문한 바 있다.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의 체포, 최민희 과방위원장의 피감기관으로부터의 딸 축의금 수금 논란이 불거지며 정부·여당의 '정책국감' 기조가 흔들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과방위가 가장 많은 증인·참고인을 소환한 건 지난 14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국감 날이다.
과방위의 단골 현안인 인앱결제 문제를 짚겠다며 마크 리 애플코리아 사장을 필두로 증인 24명을, 참고인 14명의 출석을 요구했지만 이날 질의는 이진숙 전 위원장과 황성혜 구글코리아 부사장에게 집중됐다.
이 전 위원장은 국감장에서 "제가 수갑까지 찰 범죄를 저질렀나. 한국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은 해외 토픽감"이라고 했고, 민주당에서는 "개선장군이냐"며 고성을 내기도 했다. 최 위원장은 여야 긴장이 고조되던 중 "윤석열 방송 장악의 희생자가 여기 앉아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방통위 국감 날이던 이날 김우영 민주당 의원과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 간 오간 문자 메시지가 공개되며 여야 간 고성이 폭발, 과방위가 거듭 정회되기도 했다.
반면 같은 날 국감에 출석한 마크 리 애플코리아 부사장은 최민희·이정헌·이주희 의원의 질의를 10여분 받는 데 그쳤다. 오후 6시가량부터 자정을 넘는 감사 종료까지 기다리던 박대준 쿠팡 대표이사 또한 질의를 세 번 받고 귀가했다.
과방위는 방통위·방미통위 관련 국감이 이어지던 지난 14·20·30일 증인·참고인을 총 99명 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과방위원들의 질의를 받지 못한 인원은 43명(43.43%)에 달했다.
예를 들어 이번 과방위에 4번으로 최다 소환된 조성은 전 방송통신위원회 사무처장은 23일과 30일 단 한 번의 질의도 받지 못하고 귀가했다.
2025년 과방위 국정감사에 참석했던 한 증인은 뉴스1에 "현장에 가면 (기관 증인도 대거 오기 때문에) 자리를 잡기도 힘들고 기약 없이 대기하는 상황도 막막하기 짝이 없다"며 "(최민희·이진숙 위원장의) 논란도 논란이지만 과방위원들이 국정감사의 취지를 되살려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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