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체인저' 조현상… HS효성, 실리콘 음극재시장 진출

파이낸셜뉴스       2025.11.03 18:14   수정 : 2025.11.03 18:13기사원문
유미코아 자회사 2000억에 인수
1조5000억 투입, 생산기지 조성
脫석화·고부가 신소재 전환 가속
새로운 캐시카우·성장 동력 확보

HS효성이 조현상 부회장이 주도한 유미코아 음극재 자회사 인수를 통해 실리콘 음극재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 것으로, 기존 타이어코드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고부가 신소재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전환 속도를 높이는 행보다.

■실리콘 음극재 생산기지 조성

3일 업계에 따르면 HS효성은 지난달 31일 1억2000만유로(약 2000억원)를 투자해 글로벌 소재기업 유미코아의 음극재 자회사 EMM을 인수하고 양사 간 합작법인 설립에 합의했다.

이번 거래는 각국 정부의 승인 절차를 거쳐 최종 마무리될 예정이다.

유미코아는 100년 이상의 기술력을 보유한 글로벌 첨단소재 기업으로 배터리 외에도 반도체·항공우주·방산·촉매·희토류 등 다양한 산업에서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조 부회장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유미코아 경영진과 직접 교류하며 이번 인수 구조를 설계한 것으로 전해졌다.

HS효성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향후 5년간 총 1조5000억원을 투자해 대규모 실리콘 음극재 생산기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첫 투자는 그룹의 모태인 울산공장 부지에서 진행될 예정으로 리쇼어링(reshoring) 방식을 활용해 국내 고부가가치 일자리 창출에 나선다. 실리콘 음극재는 전기차 외에도 인공지능(AI)·로보틱스·드론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아 스페셜티(고기능) 화학소재로 확장될 가능성도 기대된다. 그룹 전반에 걸쳐 지식재산(IP) 기반 고부가가치 사업으로의 전환을 지속적으로 주문해온 조 부회장은 최근 차세대 AI로 주목받는 엔터프라이즈 AI·피지컬 AI 등 산업용 AI 기술과 연계한 미래 신사업 발굴에도 나서고 있다.

■새로운 캐시카우·성장 동력 확보

이번 인수는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HS효성첨단소재의 성장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현재 HS효성의 연결 매출 중 약 70%는 HS효성첨단소재가 차지하고 있다. 반면 또 다른 주요 계열사인 HS효성인포메이션의 영업이익은 이보다 10분의 1 수준에 그쳐 새로운 캐시카우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HS효성첨단소재는 자산 유동화 일환으로 타이어 스틸코드 사업부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매각 금액은 1조원대 중반으로 예상된다. 확보한 자금은 실리콘 음극재와 AI 기반 첨단소재 등 성장성이 높은 신사업에 재투자할 방침이다. 실제 HS효성첨단소재는 지난해 11월 유미코아에 448억원을 투자해 음극재 사업 실사에 착수했다.
최근에는 기존 사업과 연계해 바이오 기반 소재 기술을 확보하는 등 탈석화 전환을 추진 중이다. 석유화학 소재 전반을 친환경 원료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큐와이리서치는 실리콘 음극재 시장 규모가 지난해 5억달러에서 연평균 40% 이상 성장해 2031년에는 47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