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50%' 돌파한 국민연금… 37%는 해외증시에 투자
파이낸셜뉴스
2025.11.03 18:22
수정 : 2025.11.03 18:40기사원문
올초 개혁통해 고갈시점 15년 연장
국내주식 수익률 36.43% 역대급
'활황' 국내주식 비중 재검토 필요
■국내주식 수익률 36% 넘어
3일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국민연금 기금적립금은 1322조원이다. 기금의 자산배분을 보면 해외주식과 국내주식이 각각 36.8%(486조4000억원), 14.8%(196조3000억원)를 차지하면서 총 51.6%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 기준 전체 자산의 50%를 넘어선 주식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여야 합의로 이뤄진 연금개혁으로 보험료율이 9%에서 13%로 오르면서 기금소진 시기도 대폭 늦춰졌다"며 "투자시계가 늦어지면서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 비중을 조금 더 늘려도 괜찮은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3월 연금개혁안(개정 국민연금법)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기금소진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15년 더 연장돼 2071년까지 미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의 중장기 투자전략 수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 이효섭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계기로 중기자산배분 결정 모형 적절성을 다시 한 번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주식 투자비중 확대 논의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최근 열린 국정감사에서 국내주식 투자 비중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민연금은 약 10년 전부터 국내주식을 단계적으로 축소했었다. 기금 규모 확대에 따라 자국 쏠림현상을 해소하고, 향후 보험수지 적자 시 국내주식 시장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이와 관련, 김 이사장은 "수익률 측면에서 국내주식 비중을 줄일 때와는 다르다"며 "당시에는 한국과 미국의 성장률 격차가 줄어들고 국내주식 상승률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국내주식 비중을 줄여나가기로 했지만, 앞으로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경제성장률 변화에 따른 국내 주식시장 전망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매년 5년 단위 중기자산배분을 의결하니까 내년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연금개혁과 국내주식 전망 변화를 충분히 검토 고려해서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각 자산군별로 목표 비중의 허용범위를 설정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수치는 비공개다. 다만 업계에서는 국내주식 비중이 일정 부분 허용범위 상단까지 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허용범위의 밴드 폭을 조정하는 등 제도개선 논의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세계 최대 규모 연기금인 일본 공적연금(GPIF) 사례도 주목받고 있다. GPIF는 2014년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원칙) 도입을 통해 자국 주식 비중을 대폭 늘리며 적극적 주주활동을 펼쳐왔다. GPIF는 위탁운용사들의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 수준을 매년 점검하고, 잘하는 곳에는 위탁자금을 더 배분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도 스튜어드십 코드를 잘 이행하고 있지만, 위탁운용사들이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지 모니터링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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