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재료가 뭔가요?” “정성입니다”…UAE 왕실 반한 뜻밖의 ‘이 음식’
파이낸셜뉴스
2025.11.04 08:33
수정 : 2025.11.04 08:3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게스트로 참가한 아랍에미리트(UAE) 대표단이 볶음김치에 반해 본국으로 가져간 사연이 알려졌다.
부산 아난티 코브 460평 스위트룸에 묵은 왕세자
아난티는 상대국과 여러 날에 걸쳐 밤샘 협의를 하며 할랄 기준 체크, 각종 위생 검사 등 아홉번의 시물레이션과 열 번의 시설 점검을 거쳤다. 이러한 과정 끝에 아난티에 투숙한 UAE 대표단은 호텔 한식 메뉴 중 특히 볶음김치를 좋아했으며, 농담 삼아 호텔 측에 “'어떤 비밀 재료가 들어가냐'고 묻기도 했다고 한다. 당시 담당 직원은 이 질문에 '정성(a lot of heart)'이라고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볶음김치' 본국 가져가겠다는 요청에 진공포장 선물
UAE 대표단의 볶음김치 사랑은 이대로 끝나지 않았다. 대표단은 볶음김치를 본국에 가져가겠다고 요청했고, 이에 호텔 측은 볶음김치를 대량으로 진공 포장해 선물로 준 것으로 전해졌다.
아난티 관계자는 "직원 모두가 정상 외교에 기여한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다"라며 "경주·부산 행사에 투입한 인력이 600명인데, 이 중 80%가 부·울·경 인력으로 구성됐다. 경주 APEC 서밋 지원 관련 인력, 식자재, 식기, 장비 등을 계속해서 부산에서 공수했다"고 말했다.
부산 호텔들 APEC 구원투수로 역할 톡톡
아난티 외에도 이번 APEC 기간 동안 시그니엘 부산, 파크하얏트 부산 호텔 등이 숙박난을 보충하는 ‘구원투수’ 역할을 했다. 시그니엘 부산에는 필리핀 대표단이, 파크하얏트 부산 호텔에는 브루나이 대표단이 각각 머물렀다.
특히 파크하얏트 부산은 브루나이 국왕과 왕자, 외교부 장관을 위해 호텔 23층부터 29층까지 전 객실을 전용 구역으로 운영했고, 대표단의 일정에 따라 일부 식사를 부산에서 경주까지 직접 배송해 전담팀이 식사 품질과 온도를 세심하게 조율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할랄 인증 닭을 사용한 '삼계탕'을 특식으로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들은 외교 사절들의 많은 요구 사항을 단시일 내에 맞추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호텔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지만 정상 투숙 객실 온도, 욕실 수온과 수압을 특정한 수치에 맞춰달라는 요구가 많았다"며 "상당수 대표단이 본국에서 정상 전용 식기나 침대 등 가구·전용 가전제품을 공수해 오는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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