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헬스케어 중동 확산..정부, 중동과 잇단 고위급 협력 추진
파이낸셜뉴스
2025.11.04 12:00
수정 : 2025.11.04 12:00기사원문
디지털헬스·바이오·의료인력 교류 중심
한-중동 보건외교 K헬스케어 중동 전략
[파이낸셜뉴스] 한국 정부가 중동 지역을 새로운 보건의료 협력 거점으로 삼고, 디지털헬스케어·바이오의약품·의료인력 교류 등 전방위 협력 확대에 나섰다.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3국과 연쇄적으로 고위급 회담을 갖고, 한국형 의료시스템과 첨단 기술의 수출 기반을 강화하는 ‘K-헬스케어 중동 전략’이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사우디에서는 보건부 산하 보건지주회사(HCC), 국부펀드(PIF) 산하 디지털 헬스기업 ‘린 비즈니스 서비스(Lean)’ 등을 방문해 디지털헬스케어, 병원정보시스템, 스마트병원 구축 등 협력 방안을 협의했다.
이 자리에는 한국 이지케어텍과 사우디 린사가 최근 체결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양해각서(MOU)의 후속 논의도 포함됐다.
이 차관은 사우디 교육부, 보건부 차관과 잇따라 회담을 갖고 의료인력 연수 협력 확대에도 합의했다. 양국은 현재 의사와 치과의사 중심이던 연수 대상을 간호사, 약사, 의료기사로 넓히고, 온라인 연수 플랫폼(MKA e-class) 제공, 공동세미나 개최 등을 포함한 새로운 연수협약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인공지능(AI) 기반 질환 관리, 영상판독, 원격상담 서비스를 운영 중인 사우디 보건부의 ‘SEHA 버추얼병원’과 협력해 한국의 AI 의료기술을 접목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사우디와의 논의에 이어, 복지부 대표단은 이날 카타르 도하에서 제1차 한-카타르 공동운영위원회를 열고 의료인 교류와 국비환자 진료 확대, 첨단기술 협력 등을 담은 합의 의사록에 서명했다.
카타르 정부는 자국 내 치료가 어려운 환자를 한국 의료기관으로 보내는 국비환자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한국 의료인의 카타르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면허 등급 상향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양국은 향후 2년 단위의 실행계획을 마련해 실무 워킹그룹을 구성, 구체적 협력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 차관은 “사우디와 카타르는 K-의료의 중동 진출을 견인할 핵심 전략국”이라며 “이번 회의를 통해 디지털헬스케어와 AI 기술, 의료인력 교류를 중심으로 협력을 실질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같은 시기 중동 보건외교 행보에 나섰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지난 1일 서울식약청에서 사이드 알 하제리 UAE 의약품청(EDE) 이사회 의장 겸 국무장관, 타니 알 제유디 대외무역부 장관 등과 양자회의를 열고, 양국 간 의료제품 분야 상호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EDE는 지난 2023년 신설된 UAE의 의료제품 규제기관으로, 의약품·의료기기·화장품·건강보조제의 허가 및 안전관리를 담당한다. 식약처와 EDE는 의약품 규제 경험과 기술 정보를 공유하고, 한국 의료제품의 UAE 및 중동 지역 수출 활성화를 위한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오 처장은 “한국은 WHO가 공인한 우수의약품규제기관(WLA)으로, 백신과 첨단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양국이 포괄적·전략적 협력체계를 구축해 실질적 성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에 사이드 알 하제리 의장은 “한국의 인공지능·바이오의약 기술은 중동의 규제·산업 혁신에 참고할 모범 사례”라며, 지속적 교류를 요청했다.
복지부와 식약처가 각각 의료서비스와 규제·산업 측면에서 중동 파트너십을 강화함으로써, 한국 의료기술과 의료제품이 함께 진출하는 ‘패키지형 K-헬스 수출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연쇄 협의를 계기로 사우디의 ‘비전2030’ 및 카타르·UAE의 보건산업 고도화 전략과 연계해, 디지털헬스·바이오·스마트병원 등 첨단 의료 분야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AI 기반 임상시스템, 병원정보시스템(HIS), 바이오의약품 생산, 의료인력 교육 등에서 한국형 기술과 경험을 수출해 중동 내 K-헬스케어 생태계를 확산시키겠다는 구상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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