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비리' 남욱 "과거 검사·유동규에 들은대로 진술" 주장

남욱 "검사가 '기억 안 나냐'며 유도...조서에 담겨"
성남시 윗선 보고 여부 묻자, 정진상 '묵묵부답'

[파이낸셜뉴스] 대장동 민간사업자 남욱 변호사가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정무조정실장 재판에 나와 수사 과정에서 검사가 유도하는 대로 진술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거듭 강조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7일 정 전 실장에 대한 대장동·백현동·위례 개발비리 및 성남FC 의혹 사건 공판을 열었다. 남 변호사는 증인으로 출석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건넨 뇌물 3억원과 관련해 과거 진술과 배치되는 증언을 이어갔다.

그는 당초 그는 자신이 건넸던 돈이 이재명 대통령의 측은인 정 전 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전달되는 것으로 알았다고 진술했다. 지난 9월부터 돌연 입장을 바꿔 "당시에는 전혀 몰랐던 내용이고 2021년에 수사를 다시 받으면서 검사님들에게 전해 들은 내용"라고 주장하고 있다.

남 변호사는 검사가 '유 전 본부장에게 3억원을 나눠서 준 사실을 모두 기억하고 있었는데도 검사로부터 들은 것처럼 증언한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검사가) '나눠서 준 것 기억 못 하냐'고 얘기했기 때문에 (제가) '그랬나요'라고 하면서 기억하게 됐고 조서에 담기게 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당시 조사받던 검사실에 검사와 유 전 본부장이 같이 와서 '사실관계가 이게 맞잖아. 왜 기억 못 해' 이런 얘기를 한 적도 있다"고도 말했다.

재판부가 구체적 상황 설명을 요구하자 "검사님이 '한번 얘기해봐라'고 하니까 유 전 본부장이 '그때 진상이 형한테 준다고 했던 걸 왜 기억 못 해' 이런 식으로 물어봤다"고 말했다.

남 변호사는 지난달 31일 대장동 개발비리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것에 대해서는 "정영학 회계사와 유 전 본부장의 회유된 진술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정 전 실장은 이날 재판 시작 전 지난달 31일 있었던 대장동 민간업자들 선고 결과나 '성남시 수뇌부가 보고 받았다'는 판결문 표현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e-mail] 최은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