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전환 위해 기본기 다져야” 최태원 SK회장, CEO세미나서 '운영 개선' 강조
파이낸셜뉴스
2025.11.09 09:53
수정 : 2025.11.09 09:53기사원문
SK 경영진, 2박3일 간 AI 시대 선도 위한
운영개선(O/I) 기반 변화관리 가속화 논의
"AI 데이터센터 등 종합 해법 제공 사업자 되자"
[파이낸셜뉴스]“운영개선(O/I·Operation Improvement)을 잘해야만 그 위에 인공지능(AI)을 더 쌓을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 고민했던 문제들을 하나둘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최태원 SK그룹 회장)
그는 기술 도입에 앞서 조직의 체질을 다지는 것이 AI 전환의 출발점이라며, 멤버사 간 협력과 개방적 연대를 통해 대한민국 AI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자고 강조했다.
SK그룹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2025 CEO 세미나’를 열고, 최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주요 경영진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향후 경영 전략을 논의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AI 시대 주도권 확보를 위한 그룹의 경쟁력 강화와 비즈니스 전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세미나에서 최 회장이 가장 강조한 키워드 중 하나는 ‘O/I’다. SK그룹이 추진 중인 O/I는 사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하는 활동을 뜻한다. 앞서 SK그룹은 지난 6월 경영전략회의에서도 리밸런싱(구조조정)과 O/I의 성과를 점검하며 본원적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최 회장은 폐회사에서 “O/I가 어려운 말처럼 들릴 수 있지만, 결국은 기본기를 갖추는 것”이라며 “O/I를 하려면 회사와 사업에 갖춰진 프로세스(절차)를 ‘잘 만들었다’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잘 작동하는지를 꾸준히 살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가 기본적인 바탕 없이 AI 전환을 추진하면 실패를 맞이하게 된다”며 “지난 5~10년간의 프로세스를 재점검해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본업에서 축적한 전문지식과 경험을 의미하는 ‘도메인 지식’을 충실하게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최 회장은 “도메인 지식이 없는 상태로 AI만 도입해서는 일이 풀리지 않을 것”이라며 “도메인 지식을 갖춘 상태가 돼야 AI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또한 AI 시대를 맞아 고객에게 종합적이면서도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SK는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제품을 공급하는 것을 넘어, AI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를 기반으로 고객들에게 가장 효율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자로 진화해야 한다”며 “멤버사들의 역량을 결집하고, 파트너들과의 개방적 연대를 통해 대한민국 AI 생태계 발전의 마중물 역할을 하자”고 말했다.
실제 세미나에서는 AI 시대의 사업 전략과 SK그룹의 성공적인 AI 전환(AX) 방향성, 각 사별 AI 기반 비즈니스 모델 강화 방안 등에 대한 열띤 토의가 이어졌다. CEO들은 향후 멤버사별 AI 추진 성과와 과제 공유 및 점검을 통해 그룹 전체의 AI 실행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협업 시너지를 도모하기로 했다.
한편 이번 CEO 세미나에서는 회사의 기본과 원칙을 다지는 측면에서 안전·보건·환경(SHE), 정보보안, 준법경영 분야 역량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 또한 심도 있게 이어졌다. 경영진들은 그룹 차원의 안전·보건·환경 경쟁력 제고를 위한 핵심 과제를 점검했으며, 실행력 강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기로 했다.
각 사의 정보보안 수준 향상을 위한 개선 방안 논의도 이어졌다. 정보보안을 전략경영의 일환으로 인식하는 한편, 보안 개선 우수 사례 등도 함께 공유됐다. CEO들은 또한 그룹의 준법경영을 제고하기 위해 이사회 중심의 자율책임경영 체제를 바탕으로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SK 관계자는 “SK그룹은 O/I를 통해 재무구조 안정화를 넘어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재점검하고 끌어올릴 것”이라며 “이를 통해 AI 대전환기에도 성공적이고 빠르게 대응해 국가경제와 이해관계자들에게 지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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