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티=수직증축? 행정편의 위한 규제"
파이낸셜뉴스
2025.11.09 18:32
수정 : 2025.11.09 18:31기사원문
이상현 단국대 건축공학과 교수
연약한 기둥식 연립주택과 달리
아파트는 훨씬 단단한 벽식 구조
효율적인 리모델링의 필수 요소
이상현 단국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사진)는 9일 "필로티 적용은 리모델링의 핵심 목표를 실현하는 필수 수단"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리모델링은 노후 아파트의 기본 골격·골조를 유지한 채 마감재 등 설비를 교체해 신축 수준의 아파트로 탈바꿈하는 정비사업이다. 최근에는 가구가 들어서 있던 아파트 1층을 비우고 한층 띄워 올리는 필로티 적용 리모델링이 주목을 받아 왔지만, 이를 수직증축으로 해석하는 규제 탓에 서울 내 여러 리모델링 추진 단지의 사업이 중단되거나 내용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국토교통부가 2년 전 '1층 개방형 필로티·최상부 1개층 상향'을 수직증축으로 간주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놓고, 서울시가 이를 근거로 필로티를 추진하는 모든 단지에 안전성 검토 의무를 부여하면서다.
포항 지진 당시 붕괴된 연립주택 등의 건물들은 기둥식 구조에 하중 전달체계가 취약했지만, 아파트의 경우 기둥식 구조보다 월등히 강력한 벽식 구조이며 하부 변동 역시 미미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2005년 이후 현재까지 10여건의 필로티형 리모델링 단지가 준공됐는데, 구조적인 문제나 안전사고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이 교수는 "최초로 필로티 구조를 적용한 단지는 2008년 준공돼 이미 17년이 지났다"며 "2개층 필로티를 적용한 단지도 이상 징후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1층 개방형 필로티는 사업성을 높이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한다. 커뮤니티 시설을 확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공보행로·산책로 등을 조성해 동선을 개선할 수 있다. 이 교수는 "필로티는 공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합리적인 설계 수단이자, 리모델링의 핵심 목표를 실현하는 필수 요소"라고 말했다. 특히 리모델링이 재건축·재개발과 함께 주택 공급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 교수는 "막연한 불안함으로 공학적 사실보다 행정 논리가 앞서고 있다"며 "규제의 벽에 부딪혀 정비를 못하는 동안 아파트는 더욱 노후되고 그로 인한 부작용은 더욱 심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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