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F, 내년 성장률 2.1% 전망...완화정책에도 완만한 회복
파이낸셜뉴스
2025.11.11 14:00
수정 : 2025.11.11 14:00기사원문
민간소비 늘고, 건설투자 반등
11일 한국금융연구원(KIF)이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개최한 '2026년 경제 및 금융전망 세미나'에서 김현태 KIF 거시경제연구실장은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올해 1.0%에서 2.1%로 제시했다.
우선 민간소비는 올해 1.3%에서 내년 1.6%로 상승할 전망이다. 소비심리지수가 지난 5월 101.8에서 지난달 109.8까지 상승했고, 개인카드 승인금액 증가율도 개선되는 등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지역사랑상품권 확대와 소상공인·청년층 대상 현금성 지원을 지속할 예정이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올해 2.4%, 내년 2.0%로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 수요와 관세 불확실성 완화, 내수 회복이 설비투자를 뒷받침할 것으로 봤다.
반면 총수출은 0.8%, 총수입은 1.1%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 교역 성장률을 2025년 3.6%에서 2026년 2.3%로 낮춰 잡은 가운데, 관세 여파와 선행선적 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경상수지는 1070억달러 흑자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8%로 올해(2.0%)보다 소폭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교역 둔화와 유가 하락, 미국의 금리 인하 기조 지속 등이 물가 안정 요인으로 작용한다. 아울러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평균 2.4%, 고용률은 62.9%, 취업자 증가는 15만 명 수준으로 예측됐다.
김 실장은 "올해 경기둔화의 기저를 감안할 때 내년 회복 속도는 과거에 비해 미진할 것"이라며 "글로벌 금융위기나 코로나19 이후 4% 이상 반등했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민간소비와 설비투자의 회복세가 완만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통화정책의 속도 조절과 생산적 금융 강화를 주문했다.
김 실장은 "통화정책은 거시경제 전반에 초점을 맞추되, 자산시장 과열 시에는 정부의 미시적 대응책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며 "시중 유동성이 부동산 등 비생산적 부문으로 쏠리지 않도록 하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으로 자금이 선별 공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성장펀드 등 민관합동 투자 프로그램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거버넌스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며 "AI 전환 등 구조적 변화 속에서 생산성 향상을 위한 근본적인 경제체질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거시경제 외에도 금융·비은행·보험 등 각 부문의 내년 전망이 함께 제시됐다.
은행 부문은 가계대출 규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업대출 경쟁이 심화되고, 수신경쟁과 순이자마진(NIM) 하락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금융시장은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면서 채권금리 하락 폭이 제한될 것으로 전망됐다. 주식시장은 정책 기대와 기업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제시됐다.
저축은행의 경우 대손비용 감소로 흑자 전환하겠지만 부동산 경기 둔화로 수익성 개선 폭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됐다.
보험은 금리 하락, 환헤지 비용 상승, 대체투자 부실화 등 복합적인 리스크 요인이 겹치며 수익성 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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