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물 3%대·환율 1400원 일상화" 뉴노멀 시대...조달 시장 긴장
파이낸셜뉴스
2025.11.11 06:07
수정 : 2025.11.11 06:07기사원문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국채 공급량 확대·환율 상승·外인 국채선물 매도"
여기에 최근 환율 상승에 따른 원화 가치 하락은 외국인의 국채 선물 매도를 부추기며 국고채 현물 가격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평가다.
■ "장기물 3%대 일상화" 뉴노멀 시대 도래 전망
지난해 8월 6일 기준 3년물 금리가 연 2.806%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현재의 3년물 금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4번 인하하기 전인 작년 8월 수준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는 10년물도 마찬가지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이달 10일 연 3.230% 수준으로 작년 7월 초 수준과 비슷하다. 지난주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은 2.89%, 3.23%를 기록하며 연고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채권 시장에서는 국고채 금리 장기물(10년물 이상) 3%대 수준은 한동안 내려오기 힘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라간 금리가 이전 수준으로 내려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성장 모멘텀이 개선된 거시 환경,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를 앞둔 통화정책 등을 차치하더라도 늘어난 국채 공급량 등으로 수급환경 악화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늘어나는 (국고채) 공급, 기대보다 약할 수요는 결국 금리의 하락을 강력하게 제한한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계획된 국고채 발행물량은 바뀌지 않을 것이고 이는 금리의 강력한 하방 경직성 재료가 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통상적으로 채권은 연말로 갈수록 급감하는데 올해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한화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0~11월 국고채 발행량은 32조6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예년 평균(21조6000억원)의 약 1.5배 더 많이 발행되는 수준이다.
그는 "내년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라면서 "내년 1~9월 평균 국고채 발행 예상 금액은 21조8000억원으로 평소(2020~2024년 평균 발행량 15조7000억원)는 물론 추경이 편성된 2025년(20조6000억원)보다 많은 국채가 시장에 공급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외 계속해서 약해지는 통화정책 완화 기대감,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 외국인 국채선물 매도 등 채권 시장 약세 재료로 꼽혔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원화가치가 떨어지면 보유 중인 원화자산(국고채 포함)의 환차손 위험이 커진다. 이 과정에서 국채 선물을 팔고 떠나는 외국인이 많아지면, 현물 채권가격 하락(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 수요가 원화 수요를 크게 상회하는 가운데 한미 투자협상 결과가 크게 긍정적이지 않다는 인식이 우세하면서 환율은 소폭 반락 후 오히려 상승전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셧다운 종료 시 원화는 소폭 강세 우위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지만 1400원대 고환율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크레딧 스프레드 확대 국면 전환..."수급 부담↑" vs "일시적"
기업들의 조달 환경 지표로 꼽히는 크레딧 스프레드도 확대 국면으로 전환됐다는 게 채권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조 연구원은 "연말에 가까워지면서 내년 국고채와 특수채 발행에 대한 증가 우려도 점증되며 수급이 꼬인 상황"이라며 "국고채 손절이 일주일이 넘게 진행되고 있고 지난주 후반에는 크레딧물까지 손절 물량이 출회된 가운데 특별한 매수 주체가 없어 금리 하락이 제한되는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즉 크레딧 스프레드의 경우 확대전환 초기라는 측면에서 당분간 약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국민성장펀드를 중심으로 한 생산적 금융 지원으로 수급상 부담이 커질 수 있어 상대적으로 버텼던 크레딧까지 위험해질 수 있어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크레딧 스프레드의 확대를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문현 KB증권 연구원은 "국고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크레딧 스프레드도 확대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최근의 크레딧 스프레드 확대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는 과정에서 연말 북클로징의 이슈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일시적인 수급 요인으로 투심이 약화되기는 했지만, 1회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지우거나 연초 효과에 대해서 의심하기에는 다소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연말에 종종 나타나는 기술적 스프레드 확대는 연초의 포지션 재확대와 함께 빠른 축소로 되돌아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