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산가, 3분기 깜짝 실적 "하얀 반도체 죽염 덕분"
파이낸셜뉴스
2025.11.11 11:06
수정 : 2025.11.11 11:06기사원문
3분기 매출 17% 늘어난 109억
영업이익 17억, 106% '껑충'
조직 재정비·현장영업 강화 '적중'
[파이낸셜뉴스] 죽염종가 인산가가 올해 3·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에 해당하는 실적을 일궜다.
인산가는 올해 3·4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17% 늘어난 109억원이었다고 11일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배 이상(106%) 증가한 1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1% 늘어난 270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10배 정도 증가한 20억원을 올리며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다. 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 3억원 적자에서 4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인산가는 올 하반기 단행한 조직 재정비와 현장 중심 영업 전략 강화를 통해 실적 반전을 일굴 수 있었다. 실제로 인산가는 지난 6월 조직을 개편하고 인사를 단행하며 영업 체질 개선에 나섰다.
인산가 관계자는 "조직을 개편하며 채널별 판촉 전략을 일원화하고 핵심 품목 중심으로 판매 관리 체계를 정비한 것이 매출 반등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가능한 성장은 판매 전략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으며, 소비자가 체감하는 품질과 신뢰가 뒷받침해야 한다. 맛과 품질 균질화와 발효 안정화, 위생 공정 강화가 핵심 목표"라며 "품질이 뒷받침될 때 브랜드 신뢰와 경쟁력 역시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적을 견인한 것은 주력 제품인 죽염 및 죽염응용 제품군이다. 대표 제품인 9회 죽염은 3·4분기 동안 37억원 이상을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성장했다. 기업 간 거래(B2B) 판촉 강화와 현대백화점 전용 세트 구성 등 차별화된 명절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또한 9월 말 유튜브와 네이버 라이브방송을 통해 소비자 접근성을 높였다. 특히 온라인 소비자 반응을 직영점과 고객관리팀 채널에 즉시 공유하며 판매로 이어가는 순환형 세일즈 구조를 구축, 온·오프라인 연동형 판매 전략이 실질적인 매출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소비자 직접 판매(D2C) 부문인 고객관리팀(TM), 직영점, 온라인 쇼핑몰 채널이 고르게 성장했다.
인산가는 이번 실적이 단순한 판매 호조를 넘어, 죽염의 산업적 가치와 기술적 잠재력이 시장에서 재평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검은 반도체' 김, '붉은 반도체' 불닭볶음면에 이어 '하얀 반도체'로 불릴 잠재력을 지닌 죽염이 새로운 K소재로 주목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죽염은 천일염을 대나무통에 넣고 황토로 봉한 뒤 소나무 장작불로 아홉 번 구워낸다. 화학적 정제 없이 고열을 반복해 순도를 높이는 방식이 반도체 웨이퍼를 구워내는 공정과 비슷하다는 게 인산가 측 설명이다.
인산가는 죽염의 소재화 가능성도 제시한다. 죽염은 이미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구강케어 제품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응용된다. 인산가는 죽염이 향후 K헬스 소재나 기능성식품 산업 원료로 확장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재양 인산가 부설연구소 소장은 "법제와 용융이라는 독창적인 죽염 제조공정은 한국만이 가진 고유한 정제 기술로, 열 구조 변화라는 측면에서 보면 첨단 소재 연구와 닮은 점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검은 반도체(김)와 붉은 반도체(불닭볶음면)가 문화의 수출이었다면, 하얀 반도체(죽염)는 기술과 철학이 만난 K화이트테크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산가는 죽염을 원료로 한 가정간편식(HMR) 라인업에서도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간다. 이와 관련 △죽염 삼계탕 △죽염 미역국 △죽염 부각 등 출시로 HMR 3·4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최근 출시한 '죽염 추어탕'은 초도 생산분 1500개를 이틀 만에 완판하기도 했다. 인산가는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올 4·4분기 중 '죽염 보리굴비' 등 후속 제품을 출시할 방침이다.
김윤세 인산가 대표는 "죽염 품질은 곧 회사 신뢰와 직결된다"며 "제조 공정과 원재료 관리 전반을 더욱 엄격히 하고,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품질 개선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성과는 일시적 반등이 아니라, 내부 프로세스와 품질관리 전반을 점검하며 이뤄낸 체질 개선의 결과"라고 덧붙였다.
한편 인산가는 지난해 3월부터 경남 함양 항노화 지역특화 농공단지 내에 죽염 신규 공장을 건설 중이다. 연말 완공을 목표로 막바지 공정이 진행 중이며, 신규 공장은 생산시설 확장과 공정 일부 자동화를 통해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또한 분산된 생산시설과 물류창고를 통합해 관리비용을 절감하고, 품질 일관성을 높이는 구조로 설계했다. 항노화 농공단지는 단순한 제조시설을 넘어 죽염 및 응용제품 생산, 체험·유통·휴양 기능을 결합한 6차산업 복합단지로 조성된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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