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데헌 신드롬 뒤엔 IP 주권 공백의 '케데헌 충격' 있다"

파이낸셜뉴스       2025.11.11 14:02   수정 : 2025.11.11 14:0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돈을 굉장히 다양하게 벌 것이 너무 명백했음에도 우리가 못 챙겼다는 것이 ‘케데헌 충격’의 핵심이다."

이성민 방송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케이팝 데몬 헌터스 모멘텀 어떻게 살릴 것인가' 세미나에서 "지식재산권(IP) 주권을 지킬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세미나는 국민의힘 최형두·박정하 의원이 공동 주최했으며 K-콘텐츠 지원책과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경쟁력 강화 방안이 주로 다뤄졌다.

이 교수는 "이제 IP는 콘텐츠 소비가 아니라 게임, 팝업, 굿즈 등 수많은 사업군과 연결돼 부가가치를 낸다"며 "핵심 IP를 갖춘 회사만이 단단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넷플릭스의 국내 진출이 본격화하면서 한국 미디어·광고 시장의 재정 상황이 악화한 현실을 짚으며 "제작사들은 좋은 작품을 만들고자 재정 여력이 충분한 글로벌 OTT로 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글로벌 OTT 의존이 심화할수록 투자 자본이 빠져나가 재투자까지 막혀 국내에 IP가 축적되는 구조가 사라진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IP 창출→확보→활용으로 이어지는 가치사슬을 완성해야 민간의 과감한 투자가 가능하다"며 "브랜드 파워를 키우지 못하면 IP는 휴지조각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대안으로 펀드를 통한 재정 지원, 기획·개발 단계부터 IP 사업화를 지원하는 한국형 제작위원회 신설, 라이센싱페어를 통한 산업 간 협력과 IP 마케터 등 전문가 육성을 제안했다.

조영신 동국대 미디어연구소 대우교수는 "넷플릭스 독주 체제가 20년은 지속될 것"이라며 "이 체제가 고착되면 제작 편수 감소와 함께 콘텐츠 다양성·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우려했다. 조 교수는 "티빙이 최근 HBO맥스와 디즈니플러스 일본과 계약을 체결한 것은 의미 있는 행보"라며 "오리지널 콘텐츠에만 집중했을 때는 비용 회수율이 30~40% 수준에 그쳤지만 이제 안정적으로 70% 수준을 확보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도 다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로컬 OTT를 중심으로 한 자생적 생태계를 구축함과 동시에 넷플릭스가 선택하지 않은 작품이 티빙 등을 통해 글로벌 성공을 거둬야 넷플릭스가 긴장하고 제값으로 우리 콘텐츠를 산다"며 "국내 사업자들이 넷플릭스를 활용하되 종속되지 않도록 유효 체제를 조성하고, 로컬 OTT 기반의 지속 가능한 회수율 구조를 확립하는 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 교수는 MD·테마파크·굿즈로 연결되는 애니메이션의 IP 수익성에 주목하며 "웹툰 기반 애니메이션 시장을 키워 가족·범연령층이 볼 수 있는 콘텐츠로 확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OTT 사업자에게 방송통신발전기금을 부과하는 입법 동향을 지적하며 로컬 OTT가 넷플릭스 대안이 될 수 있도록 콘텐츠 산업을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형두 의원은 "규제는 줄이고 진흥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통합미디어법 제정 등 '케데헌 모멘텀'을 살리겠다"며 "KBS 자산을 'K-콘텐츠 기금화'해 마중물을 조성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화답했다.

psh@fnnews.com 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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