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소서 없이 직무역량 검증"… AI로 '공정채용' 실현

파이낸셜뉴스       2025.11.11 18:08   수정 : 2025.11.11 19:23기사원문
SG한국삼공, 고용노동부 장관상
채용 전 과정 구직자에 공개하고
자소서·학력 등 스펙 표기는 없애
채용인원의 30%는 지역 인재로
산인공, 공정채용 상시 모니터링
"청년에 안전하게 일할 권리 보장"

"공정채용으로 지원자들에게 기회의 문을 넓혀 다양하고 역량 있는 인재를 확보할 수 있었다."(오동률 SG한국삼공 운영책임)

"채용 과정을 체계적으로 안내하고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점, 면접관들이 사적인 질문을 일절 하지 않고 경청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SG한국삼공 올해 입사자)

지난 7일 '2025 공정채용 우수기업 어워즈' 민간 부문에선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수상한 SG한국삼공의 사례다.

SG한국삼공은 실력 있는 인재를 놓치지 않는 동시에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 끝에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지원하는 공정채용 사업을 지난 2023년 도입했다.

정부와 공단이 2017년부터 시작한 공정채용 사업은 채용 전 과정에서 구직자에게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지원자의 배경이 아닌 직무능력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구직자와 구인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채용 문화 형성을 목적으로 두고 있다.

SG한국삼공은 공정채용을 도입하면서 자기소개서부터 폐지했다. 학력·경력 등 스펙 요구 대신 인공지능(AI) 기반 역량검사를 시작했다. 면접 역시 AI 역량검사 결과에 맞춰 질문을 구성한다.

지역 일자리 균형을 고려해 채용인원의 30%가량을 대상으로 '지역대학 우수 인재 추천제'도 운영 중이다. 신입사원 적응을 돕기 위한 2주간의 온보딩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그 결과, 전공·학교·경력·연령·입직경로 등 다양성이 개선되고, 신규 입사자들의 적응도 빨라지면서 평가 점수도 높아졌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이 같은 공정채용 사례가 확산될 수 있도록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기업 최고경영자(CEO) 및 인사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공정채용 교육을 매년 200회 실시 중이다. 교육을 통해 공정채용 필요성, 직무분석·평가도구 개발, 온보딩 제도 수립, 보상체계 운영, 최신 HR 동향 등의 콘텐츠를 제공한다.

공단은 공정채용 모니터링 사업도 병행 중이다.
공정채용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공공부문에서 331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연중 상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으며, 민간부문에선 연간 4만 5000건 상당의 채용공고의 허위·거짓 여부를 모니터링하는 추세다.

이우영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은 "급격한 환경변화로 인해 많은 기업이 생존에 위협을 느끼고, 청년들의 '쉬었음' 경향이 확대되고 있다"며 "공정채용 사업을 통해 기업은 적합한 인재 채용과 유지를, 청년은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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