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요금 상승, 첨단산업 직격탄... 대한상의SGI "전기료 인상 자제"

파이낸셜뉴스       2025.11.11 18:13   수정 : 2025.11.11 18:35기사원문
수요 2% 늘면 요금 0.8%p 추가↑

전기요금을 인상하면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첨단산업 업종의 생산원가 부담이 가장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 전기차 확대 등 산업과 생활 전반에 전기화가 확산되고 있으나, 전력공급이 이에 못 미치면서 전기요금 인상 압박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공격적으로 세우면서, 전력 생산단가 상승으로 산업계 및 소비자 전기요금 압박이 커질 전망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11일 '전력수요 증가와 전력산업 생산성 향상 효과 분석' 보고서를 통해 "최근 5년간 전기요금 급등으로 인해 산업계의 전력비 부담이 크게 늘어나면서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수익성과 수출경쟁력에 악영향이 확대되고 있다"며 "공급 인프라 및 제도적 유연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전력비용 상승 등 기업 부담이 커질 수 있어 전반적인 전력시장 제도 개선과 기술혁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지난 2021년(1~6월) kwh당 102.4원에서 2025년(1~6월) 179.2원으로 75% 상승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전력소비는 2010년 이후 연평균 약 1.7% 증가했는데, 2024년부터 2038년까지 매년 2% 수준의 증가세(지난 3월 정부의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가 이어질 전망이다. 문제는 전력 공급능력이다. 상의는 공급능력이 수요에 못 미칠 경우 전력수요가 2% 늘어날 때 전력가격은 일반 물가 상승분에 더해 약 0.8%p의 추가 상승이 예상되며, 이로 인한 생산부담으로 국내총생산(GDP)이 0.01%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전력집약적 첨단산업의 생산액 감소가 크다고 부연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석유화학산업은 상대적으로 제조원가에서 전기요금 비중이 높다. 대한상의 SGI 박경원 연구위원은 "전력가격 상승 시 제조원가에서 전력요금 비중이 높고 다른 에너지원으로의 대체가 어려운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전력집약산업의 생산비 부담이 급격히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원전 비중 확대 없이 탄소배출 감축목표를 높게 설정한 것도 전기료 압박 요인으로 지목된다.
정부는 2035 NDC에서 발전부문의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비율을 10%에서 2030년 50%까지 상향 조정했다. 발전단가 상승으로 전기요금이 자연 인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전날 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제인협회 등 경제6단체와 한국철강협회·한국화학산업협회 등 업종별 8개 단체는 2035 NDC에 대한 산업계 공동입장문을 통해 "2035년 감축목표를 53~61%까지 상향한 것은 산업계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세제·금융지원 등에 정부의 전폭적인 인센티브 지원이 반드시 이뤄지는 한편, 전기요금 인상폭을 최대한 자제해 달라"고 촉구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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