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대출 축소’ 여파… MBS 순상환 20조, 사상 최대

파이낸셜뉴스       2025.11.13 14:21   수정 : 2025.11.13 14:2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정책성 주택대출 축소 여파로 주택저당증권(MBS) 잔액이 1년 만에 20조원 가까이 줄었다. 올해 MBS 순상환 규모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시장에서 회수된 자금이 다시 재투자되지 않으면서 유동성 흡수(준긴축)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코스콤CHECK에 따르면 올해 들어 MBS 순상환 규모는 19조8287억원(11월 11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지난해(6조4772억원)의 세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로 인해 MBS 잔액은 6년 만에 140조원 아래로 떨어져, 현재 130조원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MBS 잔액은 2019년 122조원, 2020년 143조원, 2021년 148조원, 2022년 140조원, 2023년 156조원, 2024년 150조원 수준을 각각 기록했다.

MBS는 주택담보대출을 기초자산으로 유동화한 채권으로, 차주가 매달 상환하는 원리금을 재원으로 투자자에게 이자를 지급한다.

이번 순상환 확대는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 공급 축소와 부동산 경기 부진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주택금융공사의 신규 발행 규모가 감소한 가운데, 기존 대출 상환이 지속되면서 유동화 재원 자체가 줄어든 것이다.

금리 측면의 영향도 컸다. 기준금리가 동결돼 있지만, 국채 금리의 우상향세로 채권 평가손실 우려가 커지며 MBS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실제로 MBS 발행금리(가중평균)는 올해 1월 연 3.125%에서 지난달 말 3.306%로 상승했다.

MBS금리는 코로나19 이후 초저금리 기조였던 지난 2020년(기준금리 0.5%) 1%대 수준이었으나 한국은행의 피봇(금리인상으로 전환)으로 인해 MBS금리도 우상향을 지속하며 2022년 5%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채권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MBS의 가격 하락(MBS 금리 상승)은 MBS를 매입한 기관투자자들의 악재다. 시장에선 MBS를 들고 있는 연기금, 시중은행 등이 보유한 MBS가 이미 채권평가손실 구간에 들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MBS로 보유한 자산에서 평가손실이 발생해 재무제표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MBS 가격이 떨어지면 시가평가 등 자본손실이 발생하면서 해당 채권을 보유한 기관의 당기순이익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한국은행이 이를 우려해 지난 2020년부터 MBS를 매입 대상에 포함시킨 것도 이 때문이다. 자칫 MBS를 대량 보유한 은행들의 평가손실이 커질 수 있어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관투자자 외면 속에 MBS 미매각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9월 주택금융공사가 실시한 10년물 MBS 입찰에선 발행 예정금액 1000억원 중 응찰액이 100억원에 불과했다.

최근 5년간 금리 급등 국면에서 MBS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진 점도 부담이다. 시중은행들은 보유 중인 MBS의 평가손실이 재무제표에 반영되면서 추가 매입 여력이 줄었다는 평가다.

MBS 대규모 순상환은 일견 ‘시장 안정화 조치’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론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준 긴축’ 효과를 낳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이 상환금을 다시 MBS로 재투자하지 않으면, 그만큼 시장에 돈이 돌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새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국고채 발행 물량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MBS 순상환은 채권금리를 추가로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관 자금이 국채 소화에 집중되면서 MBS와 회사채 등 민간채권으로의 자금 유입이 위축된 영향이다.


시장에선 MBS 순상환이 급증했다는 건 자금이 새로 돌지 않고 회수되는 것과 같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채 발행 확대와 맞물려 장기금리 상승을 자극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은 "MBS 순상환 규모가 크다는 것은 채권 시장 수급에 악재가 될 수 있다"면서 "국고채 발행이 늘어나면서 국고채 금리가 급등하는 등 수급적으로 불안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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