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야당, 엡스타인 성추문에 트럼프 연루 의심 e메일 공개
파이낸셜뉴스
2025.11.13 07:14
수정 : 2025.11.13 07:17기사원문
美 민주당, 2019년 사망한 엡스타인이 트럼프 언급한 e메일 공개
트럼프가 엡스타인 사건 피해자와 몇 시간 동안 함께 머물렀다는 의혹
트럼프, 민주당이 셧다운 문제 관련해 '물타기' 한다고 주장
[파이낸셜뉴스] 미국 민주당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재계 성(性)상납 스캔들에 연루되었다는 정황이 담긴 e메일을 공개했다. 트럼프는 현재 역대 최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연방정부 일시 업무정지(셧다운)을 지적하며 민주당이 시선을 돌리기 위해 꼼수를 쓴다고 비난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의 감독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감독위에 접수된 제프리 엡스타인 자료에서 트럼프가 언급된 e메일 3건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엡스타인은 2011년 4월 여자친구이자 공범인 길레인 맥스웰에게 보낸 e메일에서 아직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한 피해자가 "그(트럼프)와 함께 내 집에서 몇 시간을 보냈다"면서 "그는 단 한 번도 언급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엡스타인은 "아직 짖지 않은 그 개가 트럼프라는 것을 알아두기를 바란다(I want you to realize that that dog that hasn't barked is Trump)"라고 적었다. ‘짖지 않은 개’라는 표현은 아직 드러나지 않은 인물을 뜻하는 관용구다. 이에 맥스웰은 "나도 그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답장했다.
현재 교도소 복역 중인 맥스웰은 지난 7월 토드 블랜치 법무부 부장관과의 면담에서 "대통령이 부적절한 상황에 있는 것을 목격한 적이 없다"며 트럼프가 엡스타인의 범행에 직접 관련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의원들은 익명의 제보자를 인용해 맥스웰이 트럼프에게 자신의 감형을 공식적으로 요청할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엡스타인은 트럼프가 정치인으로 본격 데뷔한 이후인 2015년에도 언론인 겸 작가 마이클 울프와도 이 문제에 대해 e메일로 교환했다. 울프는 공화당 대선 예비경선이 있던 그해 12월 15일 엡스타인에게 보낸 e메일에서 앞으로 언론이 "트럼프에게 너와의 관계에 대해 물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울프는 엡스타인이 "그(트럼프)를 위한 답변을 만들 수 있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 것 같나"라고 묻자 "그가 스스로 걸려들게 두라"고 답했다. 이어 "그가 (당신의) 비행기에 탔다거나 집에 간 적이 없다고 말하면, 나중에 그를 공격하거나, 그를 구해주며 빚을 지게 만드는 데 쓸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엡스타인은 체포되기 몇 달 전인 2019년 1월 울프에게 보낸 e메일에서 당시 1기 정부의 대통령이었던 트럼프가 "그 여성들에 대해 알았다"고 적었다. 해당 문구는 엡스타인에게 성착취 피해를 당한 미성년 여성들을 의미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원 감독위 민주당 간사인 로버트 가르시아(캘리포니아주)는 성명에서 이번에 공개된 e메일이 "백악관이 또 무엇을 숨기고 있을지에 대해, 또 엡스타인과 대통령의 관계에 대해 명백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12일 트럼프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민주당은 셧다운과 매우 많은 문제에서 얼마나 형편없이 대처했는지에 대해 시선을 돌리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하려 하기 때문에 엡스타인 사기극을 다시 꺼내 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주 나쁘거나 멍청한 공화당원만이 그 함정에 빠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엡스타인이나 다른 어떤 것으로도 시선을 돌리려 해서는 안 된다"며 "관련된 공화당원은 오직 국가를 재개하고 민주당이 초래한 막대한 피해를 복구하는 데 전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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