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30년 고정금리 주담대 추진… 은행은 난색

파이낸셜뉴스       2025.11.16 18:17   수정 : 2025.11.17 16:30기사원문
연내 활성화 방안 발표
주금공 보증 여력 늘리고
은행권 보증 조건 완화 방침
수요 낮아 상품 출시 미지수

금융위원회가 이르면 연내 은행권의 초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 출시를 유도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는다. 은행들은 현재 고정형 주담대로 5년 주기형이나 혼합형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최소 10년 고정형 주담대를 넘어 최대 30년에 달하는 장기 고정금리 주담대 공급을 확대하라는 취지다.

하지만 금리인하기 고객들이 변동형 주담대 상품을 더 선호하는 등 장기 고정금리 수요가 부족하고, 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기조에 따라 은행들이 주담대 상품 판매를 사실상 제한하고 있어 초장기 고정금리 주담대 상품을 내놓을 유인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30년 고정형 출시 유도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장기 고정금리 활성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매주 회의를 갖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들이 장기 고정금리 상품을 출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면서 "개선 방향이 올해 안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이 고정금리 주담대를 5년 주기형으로 운영하는 이유는 은행채 10년물 이상의 발행비용이 높아서 경쟁력있는 대출 금리를 제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위는 은행들이 초장기 고정금리 상품의 대출재원을 한국주택금융공사(HF)의 지급보증부 커버드본드 발행으로 조달할 수 있도록 주금공의 보증 여력을 늘리고, 은행권에 대한 보증 조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해 4월 은행이 발행한 커버드본드에 주금공이 지급보증을 제공하는 것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주금공이 은행의 커버드본드에 지급보증을 서면 같은 만기의 은행채보다 발행금리를 5~21bp(1bp=0.01%p) 낮출 수 있어서 장기 고정형 주담대 금리를 더 낮게 책정할 수 있다.

통상 커버드본드의 위험가중치가 국채나 특수채보다 높지만 주금공의 지급보증으로 '위험가중치 0'이라는 유인책도 내놨다. 실제 지난해 신한은행이 10년 고정형 주담대 상품을 출시하기 전에 3000억원 규모의 10년물 지급보증부 커버드본드를 발행해 대출재원을 마련한 바 있다.

금융위는 가계대출의 질적 개선을 위해 변동형 주담대뿐만 아니라 주기형·혼합형 주담대를 초장기 고정금리 주담대로 전환하기 위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낮은 수요에 은행 '난색'

내년에 은행들이 30년 주담대 상품을 선보일 것인 지는 불투명하다. 무엇보다 고객들의 수요가 낮아서다. 지난해 8월 신한은행이 내놓은 10년 고정형 주담대 상품의 월 판매액은 8억원 미만에 그쳤다. 금리도 최근 6개월 변동형 주담대 상품 금리보다 상·하단이 모두 0.32bp 높게 형성되는 등 경쟁력이 떨어진다. KB국민은행은 신한은행과 같은 시기 10년물 커버드본드를 발행했으나 여전히 10년 고정형 주담대 상품 출시 계획은 없다. 고객들이 더 낮은 금리를 찾아 주담대 갈아타기에 나서면서 평균 대출 보유기간이 줄어들고 있다. 주담대 평균 보유기간은 7~8년이다. 실제 만기보다 더 빨리 대출을 갚고 새 대출을 받는 구조가 정착돼 있다.

은행들은 초장기로 자금을 조달했는데 차주(고객)가 중도상환을 통해 갈아타면 자산부채관리(ALM), 즉 '자금 조달과 운용의 미스매치 문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이 금리가 떨어지는 것을 예상하니까 5년 고정형 주담대 비중도 하락하고 있다"면서 "30년 채권을 운용한다고 했을 경우 주담대 갈아타기 플랫폼이 활성화돼 있는 상황에서 조달과 운용의 미스매치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은행연합회 차원에서 한다면 참여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고객들은 6개월 변동형 주담대 금리가 더 낮은 경우 5년 고정형 상품에서 금세 이동한다"고 전했다. 지난 14일 4대 시중은행의 6개월 변동형 주담대는 연 3.77~5.28%, 5년 고정형 주담대는 연 3.93~5.42%에 각각 형성되는 등 최근 한 달 사이 변동형 주담대 금리가 고정형 주담대 금리보다 낮아졌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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