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공무원 '백댄서' 세우고 노래자랑 무대…구청장 "괴로웠다"

파이낸셜뉴스       2025.11.17 14:02   수정 : 2025.11.17 14:02기사원문
문인 광주 북구청장 두번째 사과문 올려



[파이낸셜뉴스] 광주 북구청 문인 구청장이 'KBS 전국노래자랑 광주 북구편'에 여성 간부 공무원을 백댄서로 무대에 세웠다는 논란에 입장문으로 사과한 데 이어 북구 공직자 1700여명에게 "사죄한다"고 다시 한번 고개 숙였다.

뉴시스는 문 구청장이 17일 오전 행정전산망 '새올' 내부 게시판에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사과문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지난 13일 별도의 입장문으로 사과한 데 이어 두 번째 사과문이다.

문 구청장은 "북구 발전을 위해 여러분과 함께 쌓아온 노력과 자존심을 구청장인 제가 무너뜨렸다는 자책감으로 주말 내내 괴로웠다. 사려 깊지 못한 저의 부족함으로 외부 비판과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 하는 상황 자체가 가장 큰 고통"이라고 전했다.

또 "40여 년 공직 생활 동안 제가 바라본 공직의 나침반은 항상 주민 삶의 질 향상이었고, 그 길로 나아가게 하는 힘은 동료 공직자였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초심을 다시 살피겠다. 1700여 북구 공직자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 올린다"고 밝혔다.

전국노래자랑 ‘광주 북구편’ 녹화는 문 구청장과 북구의회 의원들, 주민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6일 오후 2시 동강대학교 운동장에서 진행됐다.

문 구청장은 녹화 도중 무대에 올라 가수 윤수일의 ‘아파트’를 불렀고 북구청 국·과장급 여성 공무원 8명이 무대에 올라 백댄서 역할을 했다.

이후 무대에 오른 이들이 평일에 열린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공무 목적의 출장 신청을 내면서 논란이 됐다. 노래하는 구청장 뒤에서 춤을 추는 걸 공무로 볼 수 있느냐는 지적과 함께 무대에 오른 직원들이 모두 여성이라는 점에서 성인지감수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공무원노동조합 광주본부와 민주노총 광주본부는 지난 13일 성명을 통해 이 같은 문제를 비판했다.

이에 문 구청장은 입장문을 내고 “주민들에게 심려를 끼치고 조직 구성원들에게 부담을 드린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사전 연습을 하거나 출장비를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 여성 간부 공무원들만 참여해 제기된 우려의 목소리는 겸허하게 받아들여 세심히 살피겠다”고 해명했다.

무대에 오른 간부 공무원들도 “구청장이 들러리 역할을 하라고 지시한 적 없다.
예기치 못하게 다른 공무원들에게 피해를 줘 송구하다”고 했다.

한편 전국노래자랑 제작진은 "논란이 된 해당 무대는 방송용이 아니며, 녹화 또한 되지 않는다. 따라서 내년 2월 15일 예정된 광주 북구편 방송에서 논란이 된 광주 북구청장의 공연은 방영되지 않는다"며 "당시 해당 무대에 오른 백댄서들이 공무원인지 여부에 대해 사전에 알지 못했고, 더욱이 출장 결재여부에 대해서는 제작진이 확인할 사항이 아니었음을 알려드린다"고 전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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