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가 월급” 집값 상승 당연?...“매달 40조원 돈 풀렸다”

파이낸셜뉴스       2025.11.18 16:00   수정 : 2025.11.18 16:2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넘치는 유동성이 부동산 가격을 끌어 올리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정부 들어 매달 평균 광의통화량(M2)이 40조원 가량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유동성이 폭증했던 문재인 정부 때보다 더 큰 규모다. 한 전문가는 "유동성은 넘쳐나고, 화폐가치는 떨어지고 돈이 돈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M2(평잔·원계열 기준) 통화량은 4426조원으로 집계됐다. 새 정부 출범 전인 지난 5월에는 4270조원 수준이었다. 출범 4개월 동안 M2 통화량이 156조원 폭증한 것으로 매달 평균 39조원 가량 증가한 셈이다

M2는 통상 시중에 풀린 통화량을 의미한다. 현금과 요구불예금·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 협의통화(M1)에 머니마켓펀드,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환매조건부채권(RP) 등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통화 지표다.

이재명 정부의 유동성 증가폭은 역대치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가 노무현 정부 이후 역대 정부 M2 증가량을 비교 분석한 결과 유동성이 폭증했던 문재인 정부 때 보다 시중에 돈이 더 많이 풀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문 정부 출범 전인 2017년 4월 M2 통화량은 2450조원이었다. 집권 말기인 2022년 5월에는 3698조원으로 증가했다. 60개월 동안 1248조원 늘었고, 매달 평균으로는 20조원 가량이 증가한 것이다.

매달 평균 M2 기준으로 보면 새 정부 들어 문 정부 때 보다 두 배 가량 통화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유동성 폭탄인 셈이다. M2 증가 규모를 보면 노무현 정부 406조원, 이명박 정부 555조원, 박근혜 정부 596조원, 윤석열 정부 594조원 등이다.

역대 정권별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KB부동산 통계)을 보면 문재인 정부 때 62% 가량 오르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유동성은 넘쳐 나는데 규제가 오히려 집값을 자극한 것이다. 특히 2020년과 2021년은 집값 '폭등장'이 연출됐다.

새 정부에서도 강도 높은 세 차례 규제 정책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값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상태다. KB부동산 통계를 보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지난 9월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매달 1% 뛰며 4% 가량 상승했다. 이 기간 시중에 풀린 돈은 매달 평균 40조원가량 이다.

최원철 한양대 교수는 "통화량과 집값은 통상 상관관계를 보인다며 금리 인하 기대감 등으로 국내 유동성은 증가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고준석 교수는 "자산 가치 상승 기대감이 넘쳐나고 있는 이면에는 이 같은 통화량 증가가 한몫을 하고 있다"며 "문제는 첩첩 규제로 신규 공급은 물론 기존 매물 공급도 자취를 감추고 있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주택 건설 지표를 보면 최근 들어 인허가 및 착공 지표 등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5년 평균치에는 못 미치고 있다.
또 공급의 한 축인 기존 매물은 삼중규제에 묶여 크게 감소하고 있다.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지난 5월 31일 8만2660건에서 11월 15일에는 6만2723건으로 줄어든 상태다.

고 교수는 "기존 매물이 시장에서 순환돼야 가격도 안정화될 수 있다"며 "신규 공급을 당장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기존 매물이 공급의 주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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