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속 쏟아지는 국채… 기업·가계대출 금리 밀어올린다
파이낸셜뉴스
2025.11.18 18:15
수정 : 2025.11.18 18:15기사원문
채권금리 오르고 가격 하락 전망
외국인 국채 선물 매도는 거세져
기관들 국고채 투자 매달리느라
은행채·회사채 등엔 여력 줄어
자금 가뭄에 이자비용 부담 늘듯
18일 KIS자산평가에 따르면 회사채 투자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크레딧 스프레드(신용등급 AA- 기준 회사채 3년물 금리-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17일 기준 43.0bp(1bp=0.01%p)를 가리키고 있다. 지난 7일 39.5bp까지 축소됐던 스프레드가 확대 추세로 전환됐다는 평가다. 같은 기간 은행채 스프레드(신용등급 AAA 은행채 3년물 금리-국고채 3년물 금리)도 지난 7일 19.4bp에서 17일 21.1bp로 확대됐다.
크레딧 및 은행채 스프레드 확대는 기업 및 은행 자금조달 환경이 종전보다 위축된 것을 뜻한다. 추가경정예산 등에 따른 국고채 물량이 올해 사상 최대치(약 130조원)로 풀리면서 국고채가 시중자금을 흡수하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
채권시장에서 기관자금 '가뭄' 현상은 기업 대출금리, 가계 대출금리, 공사채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효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연말에 통상 공사채가 연달아 발행을 한다"면서 "한전채, 철도공사채 등 발행이 이어지는데 올해는 기관 투자자금이 말라붙어 자금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모든 채권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국고채 금리는 지난 14일 금융투자협회 종가 기준으로 연 2.944%이다. 연중 최고치이다. 무엇보다 한전채 금리도 급격하게 오르면서 연중 최고점을 기록했다. 지난달 24일 2.779%이던 한전채(3년물)는 이달 14일 3.169%로 39bp 올랐다. 은행채 금리까지 뛰면서 가계대출 금리까지 오르고 있다. 5대 은행의 주담대 5년 고정금리(주기·혼합형)는 지난 14일 기준 3.74~6.04%로 집계됐다. 6개월 변동금리는 3.77~5.97%로 나타났다. 주담대 고정금리 상단이 6%를 넘어간 것은 지난 2023년 12월 이후 2년여 만이다.
채권시장 전문가는 "상당한 국고채 물량이 쏟아지면서 채권 시장 내 공사채, 은행채 등의 소화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 역시 채권 시장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외국인투자자 입장에서 원화가치가 떨어지면 보유 중인 원화자산의 환차손 위험이 커진다. 이 과정에서 국채 선물을 팔고 떠나는 외국인이 늘어나면 현물 채권가격 하락(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실제로 이달(1~17일) 외국인의 국채 선물 순매도 규모는 2조원에 달했다. 외국인이 지난달 국채 선물을 2조5000억원 순매수한 것을 감안하면 한달 만에 순매도로 돌아선 것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매파적 금리 발언도 외국인의 국채 선물 매도를 부추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2일 이 총재는 외신과 인터뷰에서 "통화완화 사이클을 유지하는 것이 우리의 공식 입장"이라면서도 "금리인하 폭이나 시기 혹은 방향 전환은 새로운 데이터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 발언이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으로 해석되면서 같은 날 외국인의 국채 선물 매도 규모는 1조9631억원에 달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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