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덕수궁 주변 고도제한 풀린다
파이낸셜뉴스
2025.11.18 21:47
수정 : 2025.11.18 21:47기사원문
서울시의회, 규제 폐지 조례 추진
국가유산청 협의조항 삭제 포함
문화재 인근 정비사업 탄력받을듯
송파 풍납토성 인근 재건축 관심
18일 김규남 서울시의회 의원은 '서울특별시 국가유산 보존 및 활용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
핵심은 국가유산 주변 건축물 높이 기준인 '앙각 규제'를 폐지하는 내용이다. 앙각 규제는 문화유산 경계를 기준으로 27도 앙각(올려다본 각도)을 설정하고 해당 범위까지만 건물 층수를 올리도록 제한하는 규정이다.
특히 국가유산청과 갈등의 소지를 차단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구체적으로 행정기관이 건설공사에 대한 인가·허가 등을 하기 전 건축하려는 건축물의 높이가 국가유산 주변 건축물 높이 기준에 적합한지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는 조항을 삭제한다.
이와 함께 국가유산 주변 건축물 높이 기준을 초과하는 경우 행정기관이 국가유산청장 또는 시장과 협의해 판단해야 한다는 조항도 삭제한다. 국가유산 주변 건축물 높이 기준도 함께 삭제된다. 개정안이 의결될 경우 4대문 안팎의 국가지정유산 및 서울시지정유산 인근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으로는 고도제한 구역인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 인근이 꼽힌다.
풍납동 일대는 5권역으로 구분된다. 이 중 1~2권역은 보존구역으로 매입 등 주민 이주를 추진 중이며, 3권역은 소규모 주택정비 사업이 가능하나 백제문화층 유존 지역으로 지상 7층, 21m 이하의 건물만 지을 수 있다.
특히 상당수 아파트가 재건축 연한을 채운 풍납 4권역에 관심이 쏠린다. 4권역에는 한강극동(준공 1995년), 동아한가람(1995년), 씨티극동(1998년) 등 상당수 아파트가 재건축을 준비 중이다.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은 미성아파트다. 미성아파트는 지난해 국가유산청 사적분과위원회 심의에서 재건축행위 허가 신청에 대해 '조건부 가결' 결정을 내렸다. 인근 아파트 중 최초다. 1985년 준공된 이 단지는 용적률이 167%로 낮고 한강과 가까워 '숨은 진주'로 불렸다.
풍납미성은 최근 국가유산청 심의를 5차례 만에 통과하며 기존 지상 11층 4개동 275가구에서 재건축을 통해 지하 3층~지상 23층 6개동 413가구로 재탄생하게 됐다. 만약 시의회 조례가 개정될 경우, 인근 정비사업은 이 같은 과정에서 고도제한을 받지 않게 돼 사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서울시는 자체적으로 앙각 규정 완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올해 3월 '문화유산 및 주변부 도시관리방안 수립 용역'을 발주한 바 있다. 도심 문화유산 주변에 적용되는 획일적인 높이규제를 탈피하고, 다양한 도시요소를 반영하는 도시관리계획 기반의 해법을 제시할 방침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제333회 시의회 정례회 시정질문에서 김규남 시의회 의원이 조례 개정에 관한 의견을 묻자 "앙각 규정으로 불편과 손해를 감수하는 주민들이 계시는데, 신중해야 한다"며 "즉답을 드리기보다는 합리적인 방안을 함께 모색해 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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