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최대 객사 나주 금성관 140여년 만에 해체 수리 들어간다

파이낸셜뉴스       2025.11.19 12:33   수정 : 2025.11.19 12:33기사원문
나주시, 안전기원제 열고 본격 착수...금성관 원형 보존과 국가유산 복원 표준 자료 구축 추진



【파이낸셜뉴스 나주=황태종 기자】조선시대 객사(客舍, 관아를 방문하는 관리나 사신이 머물던 곳)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나주 금성관이 140여년 만에 해체 수리에 들어간다.

19일 나주시에 따르면 금성관은 조선시대 객사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국가유산으로, 역사적 구조와 건축미를 인정받아 지난 2019년 보물로 지정됐다.

임진왜란 당시 나주에서 의병을 일으킨 김천일 선생의 근왕의병 출정식 장소였고, 명성황후의 빈소가 차려져 항일 정신을 북돋았으며, 단발령 항거와 나주학생독립운동의 현장으로 지역민에게 친숙한 곳이기도 하다.

특히 조선시대 객사 건축의 정수를 보여주는 곳으로 평가받는다.

이에 나주시는 금성관을 140년 만에 해체 수리하기로 하고 지난 18일 '보물 금성관 해체 수리 안전기원제'를 거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윤병태 나주시장을 비롯해 이종희 국가유산청 문화유산국장, 강효석 전남도 문화융성국장, 이성희 전통건축수리기술진흥재단 사무총장 등 관계 기관 인사와 시민 200여명이 참석해 중대한 국가유산 보수 사업의 출발을 함께했다.

이날 '안전기원제'는 전통 고유례를 시작으로 금성관의 무사한 해체와 보수를 비는 안전기원 비나리, 복원의 완전성을 기원하는 축원무 순으로 진행했다. 이어 참석자들이 금성관 해체의 시작을 상징하는 마룻장 퍼포먼스를 펼치며 본격적인 보수 사업의 출발을 함께 확인했다.

나주시는 금성관 해체 수리가 지난 1884년(고종 21년) 대대적 중건 이후 140여년 만에 다시 추진되는 만큼 건물의 진정성과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는 것을 목표로 국가 수리 전문 기관인 전통건축수리기술진흥재단에 해체 수리를 맡겨 국가유산 보수의 선도적 기준을 제시할 계획이다.

전통건축수리기술진흥재단은 보수 과정에서 부재 결구 기법 분석, 옛 부재(적심재) 기록화 조사, 기와·벽체·석재·단청 등 전 재료 조사, 시대별 건축양식 연구를 심도 있게 시행해 금성관의 본래 가치를 회복하는 데 중점을 둘 방침이다. 또 지반 조사를 기반으로 전문가 자문을 거친 정밀 보수 보강 방안도 체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기존 부재는 최대한 재사용을 원칙으로 하고 전통 기법과 장인 기술을 우선 적용하되 전통 기술만으로 안정성 확보가 어려운 구간은 과학적 조사에 근거한 현대식 보강 기법을 병행하는 등 전통과 과학의 조화를 이루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해체 과정에서 확인되는 구조 흔적과 부재 정보는 전 과정이 기록화돼 향후 국가유산 복원 사업의 표준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가설덧집 설치 시에는 금성관 주변의 하부 유구 보호와 은행나무 보전, 방문객 안전과 경관을 고려해 구조물을 배치하고 해체 부재 이동과 조사를 위한 공간 및 방문객 동선도 체계적으로 마련한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금성관은 일제강점기에 군청사로 사용되며 원형 훼손의 아픔도 있었지만, 140여년 만의 해체 수리를 통해 마침내 본래의 위용을 되찾게 될 것"이라며 "금성관 해체 수리는 단순한 복원 작업이 아닌 나주 천 년 역사와 정신을 후대에 온전히 전하고 의향 나주의 정신과 기개를 다시 세우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전문가들과의 긴밀한 협력으로 최고 품질로 보수 사업을 완료하고 역사적 진정성을 담아 호남의 중심 나주의 품격, 시민의 자긍심을 드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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