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속옷 입어라"..환경미화원들 지속적으로 괴롭힌 7급 공무원

파이낸셜뉴스       2025.11.23 09:05   수정 : 2025.11.23 08:4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강원도 양양군에서 근무하는 한 7급 공무원이 환경미화원들 지속적으로 괴롭혀 온 사실이 드러났다.

23일 MBC에 따르면 양양군청 소속 7급 공무원으로 운전직에 종사하는 A씨가 함께 일하는 환경미화원들을 지속해서 괴롭혀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A씨는 이른바 ‘계엄령 놀이’ 등을 하면서 환경미화원들에게 폭력을 가하고, 새벽마다 환경미화원들을 일부러 차에 태우지 않고 달리게 하는 등 괴롭힘을 가한 정황이 포착됐다.

보도 영상을 보면 환경미화원들이 종량제 쓰레기를 청소 차량에 싣는 중에 청소차가 출발해버리는 모습이 확인된다. 다급해진 환경미화원들은 청소차를 따라 뛰어가야 했다.

피해자인 환경미화원은 "(A씨가) 차를 안 태워주고 뛰게 하는 방법"이라며 "일을 XX같이 하나 계속 욕을 한다"고 말했다.

미화원 쉼터에서는 '계엄령 놀이'라며 환경미화원에게 폭력을 행사한 의혹도 나왔다. A씨가 주식으로 손해를 보면 미화원 중 한명을 골라 폭행이 이뤄졌다고 한다.

환경미화원들은 "본인의 주식이 3%가 오르지 않으면 '제물을 받쳐야 한다'며 저희 3명을 가위바위보를 시켜서 진 사람을 밟으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강요 때문에 A씨가 투자한 주식 수백만 원어치를 사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특정 색상 사용도 강요했다고 한다. 피해를 입은 환경미화원은 "아침에 나가기 전에 속옷 검사도 했다. 빨간 색깔 속옷이 아니면 그 자리에서 밟혔다"고 했다.

이에 대해 A씨는 괴롭힌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미화원이 청소차에 타기 전 출발시킨 것에 대해 A씨는 "체력단련 차원에서 그렇게 했다"고 해명했다.


빨간색 속옷을 강요한 것에 대해선 "우연히 이야기를 나누던 중 집에 빨간 속옷 있으면 같이 입고 출근할 수 있겠냐고 말한 것"이라고 했다.

또한 "계엄령 놀이는 장난이다"면서 "게임식으로 해서 지금부터 '계엄령 시작'하면 담배도 빨간색 피워야 하고…"라고 주장했다.

한편, 피해를 주장하는 환경미화원들은 A씨를 폭행, 강요, 협박 등의 혐의로 경찰과 고용노동부에 고소할 계획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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