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기·김하영·한상진…끝없이 밝혀지는 故이순재 미담, 진정 '큰어른'이었다

뉴스1       2025.11.26 09:22   수정 : 2025.11.26 09:22기사원문

배우 고 이순재의 빈소가 25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 돼 있다. 2025.11.25/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25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 내 시청자광장에 마련된 故이순재의 특별 분향소에서 한 시민이 애도하고 있다. 고인은 이날 새벽 9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2025.11.25/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현역 최고령 배우였던 이순재가 91세를 일기로 별세한 가운데, 고인이 후배 배우들에게 남긴 미담 일화들이 속속 소개되면서 먹먹함을 더하고 있다.

지난 25일 새벽 이순재의 별세 소식이 전해졌다. 고인의 빈소는 같은 날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27일 오전 6시 20분이다. 장지는 이천 에덴낙원이다.

지난해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를 마지막으로 활동을 중단하고 건강 악화로 재활 치료를 받아왔던 이순재. 그러던 중 이순재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생전 고인과 인연이 있던 후배들이 연이어 미담을 전하면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 활약한 배우 김하영은 2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순재와의 일화를 소개하며 "'사람들이 너희를 재연배우라고 부르지만 너희는 그냥 연기를 하고 있는 거야', 이 말씀 하나로 위로가 되어주시고 힘이 되어주셨던 이순재 선생님"이라고 얘기했다.

김하영은 "선생님의 따뜻한 말씀 한마디에 더 열심히 연기하며 무너지지 않고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라며 "선생님께서 해주신 말씀 평생 기억하며 더 좋은 배우가 되도록 노력할게요"라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연기자 한상진도 25일 이순재를 추모하는 글을 남기면서 "'이산' 때, '마의' 때 연기로 헤매던 시기 '옆자리로 와'라고 하신 뒤 대본에 장단음 표기해 주시면서 '배우는 소리를 정확하게 내야 돼' 하시던 선생님, 작품 후 뵐 때마다 늘 내가 하고 있는 작품 다 알고 계시던 선생님, '잘하고 있어 그렇게만 해, 색시는 잘 있지? 운동 나가자 연락해' 손잡아주고 가시던 선생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며 고인을 추억했다.

중견배우 김학철은 이날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를 찾아 취재진 앞에서 "생전에 저하고는 드라마 '야인시대', '꿈의 궁전', '장희빈'을 함께 했는데 저에게는 버팀목이 돼주셨다"라고 회상했다.

또 한 명의 중견배우 한지일은 이순재가 연극계 후배들을 위해 회식비를 낸 사실도 알렸다. 한지일은 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에 "KBS 드라마 '금남의 집' '형사 25시' 고정 출연 당시 선배님은 가끔 방송국 로비나 분장실에서 만나면 '영화하다 방송 드라마 하니 기분이 어때' 하시며 '한소룡(80년 초 이름)하고 함께 드라마를 해야 연기 코치를 해줄 텐데' 하시며 관심과 애정을 베풀어주셨던 고마운 큰형님이셨다"라며 글을 적었다.

이어 "특히 연극에 큰 애정이 많으셨던 이순재 대선배, 생활 연극(당시 정중헌 이사장) 시상식 때면 참석하셔서 후배들을 격려해 주시고 70~80명의 회식 장소에 함께 하시며 전체 식사비를 계산하시는 것도 직접 목격도 했던 기억이 난다"라고 덧붙였다.

가수 겸 배우 이승기도 빈소를 찾아 "선생님은 제 결혼식 주례도 봐주셨고, 또 마지막 '대가족'이라는 작품에서 급하게 선생님께서 출연 제의를 받으셨을 때도 '승기가 하는 거면 꼭 도와서 해야지'라는 말씀도 해 주셔서 저는 굉장히 좀 마음이 좀 아프다"라고 얘기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많은 후배 연기자들에게 따뜻한 이야기로 응원과 위로를 전해왔던 이순재이기에, 연예계 스타들 및 팬들은 그를 더욱 그리워하고 있다.

한편 이순재는 지난 1934년 11월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났으며, 서울대학교 철학과 재학 중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데뷔했다. 이후 '나도 인간이 되련다', '사모곡', '풍운', '보통 사람들', '동의보감', '사랑이 뭐길래', '목욕탕집 남자들', '허준', '상도', '내 사랑 누굴까', '이산', '엄마가 뿔났다', '베토벤 바이러스', '공주의 남자', '돈꽃', '개소리' 등의 드라마에 출연했다.

이순재는 연극 무대에도 애정을 보였다.
데뷔작 '지평선 너머'를 시작으로 '로미오와 줄리엣', '청기와집', '말괄량이 길들이기', '베게트', '우리 읍내', '춘향전', '빠담빠담빠담', '세일즈맨의 죽음', '돈키호테', '앙리 할아버지와 나', '그대를 사랑합니다', '리어왕' 등에 참여하는 등 꾸준히 다작하며 배우로서 존재감을 발산했다.

또한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지붕뚫고 하이킥'으로 이어지는 '하이킥' 시리즈와 예능 '꽃보다 할배'에 출연하며 대중에게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가기도 했다.

이순재는 1991년 정계에 입문한 뒤 1992년 14대 총선에 민주자유당 후보로 출마해 서울 중랑 갑 지역구에서 당선, 국회의원으로도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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