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전문가 이지민·이은진 “금융인프라 대전환”

파이낸셜뉴스       2025.11.27 06:00   수정 : 2025.11.27 06:00기사원문
이은진 리플 한국 시장 총괄, 이지민 스크롤 재단 한국법인 대표 인터뷰



[파이낸셜뉴스]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JP모건·씨티·HSBC 등 글로벌 은행들이 직접 스테이블코인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국경 간 결제·증권형토큰 정산·기업 재무관리를 포괄하면서다.

스테이블코인 네트워크를 개발하는 스크롤 재단 한국법인의 이지민 대표와 글로벌 가상자산 시가총액 3위 기업의 이은진 한국 시장 총괄은 27일 서면 인터뷰를 통해서 스테이블코인을 ‘투자 상품’이 아닌 ‘금융 서비스 인프라’로 규정했다.

결제·송금·정산·자산 토큰화를 포함한 미래 금융 시스템의 기본 기술이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설명이다.



이은진 총괄은 “예전에는 USDT·USDC처럼 거래소 중심의 스테이블코인이 시장을 이끌었다면 지금은 JP모건·씨티·HSBC 등 글로벌 은행들이 직접 토큰화, 스테이블코인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며 “국경 간 결제·증권형 토큰 정산·기업 재무관리까지 커버하는 금융 백엔드 인프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지민 대표도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스테이블코인과 블록체인 인프라를 더이상 배척하지 않고 기존 금융 인프라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라며 “미국 지니어스 액트(GENIUS Act)로 제도권 편입이 본격화됐고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일본 등 여러 국가가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의 특수성에 대해 이 총괄은 “한국은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디지털 금융 강국으로 모바일 결제·인터넷뱅킹 사용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면서도 “해외 결제 수요가 높고 글로벌 투자 참여율도 높아 필요성이 낮아 보이지만 활용 수요는 매우 큰 시장”이라고 분석했다.

이 대표도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구조적인 특징(GDP 대비 44%)을 잘 활용하면 스테이블코인 기반의 효율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생활 활용 방안에 대해 이 대표는 “결제형은 바로 쓰는 디지털 현금이고 이자형은 돈을 넣어두기만 해도 이자가 알아서 붙는 형태”라며 “이더파이 캐시카드처럼 이자형 스테이블코인을 예치해놓고 그걸 바로 비자카드로 연결해서 쓰면 적금을 깨지 않아도 되니까 쓰면서도 돈이 불어나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괄은 “스테이블코인은 어려운 기술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금융을 더 빠르고 더 투명하고 더 저렴하고 더 안전하게 만들어주는 아주 단순한 개념”이라며 “복잡한 용어를 몰라도 괜찮고 결국 일상을 더 편리하게 만드는 새로운 금융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비트코인처럼 ‘이거 오르겠지?’가 아니라 앞으로 계속 쓰일 새로운 돈이자 금융 도구라고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총괄은 15년 간 골드만삭스·바클레이즈·ANZ 은행 등 글로벌 전통 금융기관에서 일한 후 블록체인 산업으로 전환했다. 그는 “전통 금융권에서 일하며 반복적으로 마주한 문제는 금융의 속도와 효율성이 여전히 한계에 부딪혀 있고 국경을 넘는 순간 비효율이 더욱 뚜렷해진다는 점”이라며 “블록체인을 접했을 때 처음으로 이러한 금융의 근본 구조를 기술로 재설계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코넬 대학교를 졸업하고 액센츄어·IBM을 거쳐 블록체인 스타트업 임원으로 글로벌 투자 유치와 브랜드 전략을 이끌었다. 현재 스크롤 재단 한국법인의 대표로서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의 프로덕트 매니저(PM)를 겸임하고 있다. 그는 “수익 모델 설계부터 스마트 컨트랙트 구현·런칭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전 과정을 직접 뛰면서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이 총괄은 미래 금융의 핵심을 “인터넷 네이티브 화폐, 그리고 기술이 만드는 신뢰”라고 정의했다. 그는 “앞으로의 돈은 더 이상 영업일에 묶이거나 은행 간 시스템 차이로 지연되거나 국경 때문에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세 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첫째는 전 세계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결제·송금 표준인 스테이블코인이다.
둘째는 주식·채권·부동산 같은 다양한 자산을 디지털 형태로 전환해 거래와 관리 방식을 크게 바꾸는 토큰화다. 셋째는 결제·송금·투자·보관을 한 번에 구현하는 미래의 은행 앱으로 진화하고 있는 지갑이다.

이 총괄은 “이 세 가지 기술이 만나면 금융서비스의 구조 자체가 근본적으로 재설계될 것”이라며 “블록체인은 복잡한 기술이 아니라 금융을 더 빠르고 더 투명하고 더 글로벌하게 만드는 새로운 신뢰의 언어”라고 강조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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