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TPU 급부상에 HBM 시장도 활황…삼성·SK 웃는다
파이낸셜뉴스
2025.11.30 15:43
수정 : 2025.11.30 15:5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구글 '텐서처리장치(TPU)'의 부상으로 엔비디아가 독주해온 인공지능(AI) 칩 시장이 재편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국내 메모리사들이 주력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도 급증할 전망이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든 구글의 TPU든 모두 HBM을 핵심 부품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HBM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특히 막강한 캐파(생산능력)를 바탕으로 국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수혜를 볼 것이란 관측이 따른다.
TPU는 구글이 AI를 구동하기 위해 미국 반도체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 브로드컴과 함께 만든 칩이다. TPU 한 개에 6∼8개의 HBM이 탑재되는 점을 감안하면, HBM 시장은 엔비디아(GPU)외에 새로운 성장축까지 확보하는 셈이다. TPU는 GPU 시장을 잠식하기보다 AI 가속기 시장 전체의 메모리 수요를 끌어올리는 '추가 수요원'이 될 수 있다. GPU 단독으로는 급증하는 AI 수요를 전부 감당하기 어렵고, GPU와 TPU는 용도와 목적이 달라 대체재가 아닌 상호 보완재로서 동반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구글 TPU 공급망의 핵심으로 이미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구글 TPU 내 HBM 공급 비중을 SK하이닉스 56.6%, 삼성전자 43.4%로 추정했다. 메리츠증권은 SK하이닉스 비중이 60%에 달할 것으로 봤다. HBM 시장 1위에 이어 SK하이닉스는 TPU 시장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투자은행 UBS 분석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구글, 브로드컴,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ASIC 고객들을 대상으로 공급 우위를 점하고 있다.
엔비디아 HBM 공급망에 진입한 삼성전자도 구글과 오랜 협력 관계를 토대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나 HBM에서 추가 수주가 점쳐진다. 실제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기준 구글·브로드컴에 더 많은 HBM 물량을 공급 중이고, 내년에도 대부분의 물량을 공급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차세대 HBM4(6세대)가 탑재되는 신규 TPU에서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국내 메모리사의 약진이 예상된다.
업계는 TPU 시장에서 마이크론을 제외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양강 구도가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이유는 생산능력 차이에 있다. HSBC에 따르면 올해 말 기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월 HBM 생산능력(WPM·Wafer Per Month)은 각각 16만장, 15만장인 반면, 마이크론은 5만5000장에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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