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호 "尹, '국회 월담하는 의원 다 잡아라' 체포 지시"

파이낸셜뉴스       2025.12.02 07:16   수정 : 2025.12.02 07:16기사원문
조 경찰청장, 이상민 내란 주요임무 종사 혐의 공판서 진술



[파이낸셜뉴스] 조지호 경찰청장이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회로 월담하는 의원을 다 잡아라, 체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조지호, 尹과 비화폰 6차례 통화 "의원들 체포 분명히 기억"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류경진 부장판사)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공판을 열고 조 청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이날 법정에 선 조 청장은 비상계엄 당일인 지난해 12월 3일 오후 11시15분부터 다음 날 0시 14분까지 윤 전 대통령과 비화폰으로 6차례 통화했다고 진술했다.

조 정창은 "첫 통화는 국회 통제 관련한 통화였고, 그 뒤에 통화는 포고령 발령 이후 체포와 관련된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이)'처음에는 국회 통제를 해라'고 해서 법률적 근거가 없어서 안 된다고 했다. 나중에는 국회로 월담하는 국회의원들이 많다며 '다 잡아라, 체포해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특검팀이 "(윤 전 대통령이) '국회로 들어가는 것이 불법이니 체포해라'라고 말했냐"고 물었고, 조 청장은 "그 워딩(말)을 분명히 기억한다"고 답변했다.

"의원들 체포 안하기로 마음먹어, 장관에게 포고령 얘기 안해"


조 청장은 계엄 당일 밤 11시36분께 이 전 장관과 통화했으나 국회의원 체포 지시와 관련해 이행하지 않기로 마음을 굳힌 상태여서 보고하지 않았다고 한다.

조 청장은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웠다면 보고 내용에 포함했을 수도 있다"며 "하지만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어 이행하지 않기로 마음을 굳힌 상태에서 장관 전화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포고령 말씀을 안 드렸다"며 "일반적인 상황만 말씀드렸고 구체적으로 포고령이 어떻다, 이런 말씀은 드린 적이 없다"고 말했다.

조 청장은 비상계엄 당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2200 국회', '2300 민주당사', '여론조사 꽃' 등 계엄군이 출동할 장소와 시간이 적힌 A4용지 1장짜리 '계엄 시나리오'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재판에 조 청장 부인 윤모씨도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윤씨는 남편이 가져온 A4용지 문서에서 'MBC', '꽃'이 기억난다고 남편과 이야기했다며 "남편이 여러 일에 관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찢어버리는 게 낫겠다고 이야기했다"고 진술했다.

한편 조 청장은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탄핵 소추돼 직무가 정지됐지만 현직 경찰청장 신분은 유지하고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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