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로 '창조의 자유' 열렸다"
파이낸셜뉴스
2025.12.04 18:09
수정 : 2025.12.05 08:5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라스베이거스(미국)=주원규 기자】 "고등학생 시절, 제게는 공학용 계산기 하나 살 돈이 없었습니다. 학교에 단 한 대뿐인 컴퓨터를 일주일에 20분 쓰는 게 전부였죠. 그 20분 동안 계산기 프로그램을 직접 짜서 돌렸을 때의 전율을 잊을 수 없습니다. 바로 '창조의 자유'였죠. 이제 AWS는 그 자유를 전 세계 모든 개발자에게 돌려주려 합니다.
"
3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에서 열린 '아마존웹서비스(AWS) 리인벤트(re:Invent) 2025' 키노트 무대에 오른 스와미 시바수브라마니안 AWS 에이전틱 AI 부사장은 "AI 에이전트 구축의 장벽이 무너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제 복잡한 코딩이나 머신러닝 전문 지식 없이도, 아이디어만 있다면 누구나 AI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는 주장이다.
"챗봇 넘어 AI 에이전트...아이디어만 있다면 누구나 구축"
스와미 부사장은 먼저 생성형 AI 챗봇과 에이전트의 차이를 설명하며 AI 에이전트가 혁신을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웹사이트 트래픽이 급감했을 때, 챗봇은 '로그를 확인해 보라'고 조언만 한다"며 "반면 에이전트는 직접 로그를 뒤져 원인을 찾고, 버그 티켓을 발행하며, 수정 코드까지 제안해 배포한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생각하는 단계를 넘어 행동하는 것이 에이전틱 AI가 챗봇과 다른 점이라는 설명이다.
문제는 그동안 이런 에이전트를 구축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다는 것이다.
스와미 부사장은 "이제 수년~수개월이 걸리던 문제 해결이 몇일이면 해결이 될 수 있다, 무엇을 달성하고 싶은지 자연어로 명령 할 수 있고 전체적인 솔루션을 다 에이전트가 알아서 해주는 세상이 됐다"며 "에이전트는 디지털환경 감지하고 상호작용해서 실행 가능한 단계로 전환해주며, 지속적으로 학습해서 효율성을 개선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누구나 노트북에서 AI 에이전트 구축하고 실험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간단한 구축은 비즈니스 혁신을 도울 것"이라며 "복잡성은 혁신을 저해한다"고 덧붙였다.
"복잡성은 혁신을 저해한다... 효율성 극대화 도구 대거 공개
이날 AWS는 AI 에이전트 구축 과정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도구들을 대거 공개했다.
AWS가 올해 공개한 오픈소스 도구 '스트랜즈 에이전트 SDK(Strands Agents SDK)'는 현재까지 다운로드 500만건을 넘어서면서 에이전트 개발의 판도를 바꿀 전망이다. 개발자는 이제 △두뇌 역할을 하는 '모델' △정체성을 부여하는 '코드' △능력을 수행할 '도구' 세 가지만 정의하면 된다.
여기에 '아마존 베드록 에이전트코어(AgentCore)'에 다양한 기능들을 더해 인프라 관리 부담도 덜어냈다. 기업은 보안, 메모리 관리, 세션 격리 같은 골치 아픈 문제 보다 서비스 기획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된 셈이다. 전날 AWS는 에이전트를 관리하고 평가하는 기능들을 추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에이전트 코어의 일화적 기억(Episodic Memory) 기능도 추가됐다. AI 에이전트가 과거의 경험을 학습하고 이를 향후 상호작용에 적용하도록 지원하는 기능이다.
AI 모델 개발용 클라우드 플랫폼인 '세이지메이커'의 신규 기능 '강화학습 파인튜닝'은 고성능 AI 에이전트 구축을 위한 강화학습 비용 부담을 낮추는 기능이다. AI 에이전트 산출물에 대한 긍·부정 평가를 통해 성능을 고도화하는 강화학습 작업을 기존 박사과정 이상 연구원 대신 거대언어모델(LLM)이 수행하도록 한다.
또한 '모델 맞춤화'는 AI 학습에 필요한 인프라를 서버 없이 제공한다. AI 모델 개발·배포 플랫폼 '아마존 세이지메이커 AI'가 제공하는 GPT-OSS, 딥시크, 라마 등 주요 AI 모델을 기업 맞춤형으로 파인튜닝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 비용을 절감하도록 돕는다.
이 외에도 AI 모델 학습 과정 중 가중치와 파라미터를 저장하는 '체크포인트' 없이도 AI 학습 지속성을 유지하는 '체크포인트리스 학습' 기능, 웹 브라우저에서 작동하는 AI 에이전트 모델인 '아마존 노바 액트'도 소개됐다.
실제 성과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가 투자한 우주 기업 '블루 오리진'은 사내에 2700개 이상의 AI 에이전트를 도입했다. 윌리엄 브레넌 블루오리진 부사장은 "달의 극한 환경을 견디는 배터리 기술 개발에 AI 에이전트가 투입돼 개발 속도를 75% 높였고 무게는 40% 줄였다"고 밝혔다.
스와미 부사장은 "오늘 AWS가 보여준 모든 것은 에이전틱 AI로 가능한 일의 시작일 뿐"이라며 "여러분에게는 모든 문제 해결에서 한계 없이 창조할 자유가 주어졌다"고 전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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