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난야, '순이익 1000% 폭증' 잭폿…무슨 일이?
뉴스1
2025.12.04 15:12
수정 : 2025.12.04 15:12기사원문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대만 메모리 기업 난야 테크놀로지의 10월 순이익이 무려 1000%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가 구형 D램인 DDR4 생산을 중단하면서 '어부지리'를 누린 셈이다.
메모리 3사는 부가가치가 월등한 서버용 고성능 DDR5,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에 주력하고 있어 당분간 메모리 가격 상승은 지속될 전망이다.
난야의 실적이 급격히 개선된 이유는 올해 8월부터 DDR4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가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라 구형 D램 생산을 줄이고 고부가 제품인 고성능 서버용 DDR5와 HBM 생산에 주력하면서 시장에 DDR4 공급이 부족해졌다.
DDR4 가격 상승세는 갈수록 가팔라지고 있고, 이는 난야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DDR4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한 올해 3분기 난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0.9% 증가한 187억 7900만 달러, 같은 기간 순이익은 205% 증가한 15억 6300만 대만 달러로 집계됐다.
10월 한 달간 순이익(20억 대만달러)이 3분기(7~9월) 전체 순이익(15억 6300만 대만달러)을 웃돈다.
DDR4 공급 부족이 극심해지면서 신형 D램인 DDR5보다 DDR4 가격이 높아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DDR4 가격이 DDR5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이미 높은 현물 가격에도 불구하고 하락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 주로 거래되는 DDR4 제품(1Gx8 3200MT/s)의 평균 현물 가격은 지난주(11월 26일) 14.91달러에서 이번 주(12월 2일) 16.5달러로 10.73% 상승했다. 메모리 현물 가격은 기업 간 대규모 거래에서 책정되는 고정거래 가격과 달리 대리점-소비자 거래 등 소규모 거래에서 형성되는 가격으로, 현재의 수급 상황과 미래 전망이 빠르게 반영된다.
고정거래가격도 연일 급등하고 있다.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의 11월 평균 고정거래 가격은 8.1달러로 전월(7.0달러)보다 15.7% 올랐다. 해당 제품이 8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8년 9월(8.19달러) 이후 7년 2개월 만이다. 올해 3월(1.35달러) 이후 8개월 연속 상승했다. 4분기 PC용 D램의 계약 가격은 전 분기 대비 38~43% 인상됐고, 내년 1분기에도 18~23% 상승할 전망이다.
이렇듯 DDR4 가격이 오르며 수익성이 개선됐지만, 메모리 3사는 예정대로 DDR4 생산을 중단한다는 계획이다. DDR4 가격이 아무리 올라도 AI 확산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서버용 DDR5나 HBM의 수익성과는 비교되지 않기 때문이다.
메모리 제조사로서는 한정된 생산 능력을 이익률이 높은 HBM과 DDR5에 집중하는 것이 이윤 극대화에 유리하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2분기 기준 5세대 HBM(HBM3E) 가격이 DDR5보다 4배 이상 높은 가격 프리미엄을 기록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다만 일반 서버용 DDR5의 수요도 급증하면서 HBM과 수익성 격차는 줄어드는 추세다.
현재 HBM 시장 1위인 SK하이닉스의 경우 3분기 매출 24조 4489억 원, 영업이익 11조 3834억 원을 기록해 영업이익률이 47%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DDR4 가격 급등은 일시적 수급 불균형 때문이고, 장기적으로는 DDR5와 HBM 생산에 집중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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